단판 승부를 가른 외인들의 차이
GS칼텍스가 흥국생명을 3대1로 꺾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습니다. 24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단판 승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GS칼텍스의 외국인 선수 지젤 실바가 무려 42점을 터뜨리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는데요. 공격 성공률 59%에 달하는 폭발력이 팀의 승리를 이끈 결정적 요인이었습니다. 반면,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은퇴 이후 첫 포스트시즌에서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은 지켰지만, 외국인 선수 레베카의 부진이 발목을 잡으며 아쉽게 시즌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V리그가 7팀 체제로 전환되면서 신설된 제도로, 정규리그 3위와 4위 팀의 승점 차가 3점 이내일 때 열리게 됩니다. 이번 시즌에는 GS칼텍스, 흥국생명, IBK기업은행이 57점으로 동률을 이루는 진기록이 나오면서 여자부 사상 첫 준PO가 성사된 겁니다. 세트 득실률로 최종 순위가 갈렸고, GS칼텍스가 상대 전적 우위로 3위, 흥국생명이 4위를 기록해 단판 승부를 펼치게 된 배경입니다.
흥국의 초강수와 GS의 침착한 대응
경기는 흥국생명의 파격적인 전략으로 시작됐습니다. 외국인 공격수 레베카를 선발에서 제외하고, 최은지의 강서브와 철저한 수비로 초반 흐름을 잡았죠. 1세트를 따내며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GS칼텍스의 이영택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2세트부터 아시아쿼터 선수 레이나 도코쿠를 투입해 왼쪽 공격 루트를 다양화했고, 결정적으로 리시브가 흔들릴 때는 안혜진을 세터로 교체하며 경기 국면을 전환해 나갔습니다.
흥국생명의 요시하라 사토미 감독은 김연경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시즌 내내 세심한 전술 운영으로 팀을 이끌어왔습니다. 시즌 초 4연패라는 위기에서 5연승으로 끌어올려 봄배구에 진출한 '요시하라 매직'에 팬들은 찬사를 보내고 있죠.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실바를 막아내지 못한 것이 컸습니다. 흥국생명의 정윤주(14점), 이다현(11점) 등 국내 선수들이 분전했으나, 팀 공격 성공률 41%로는 실바의 화력을 따라가기 어려웠습니다.
PO 향한 각자의 길, 그리고 다음 시즌을 위한 발돋움
승리의 GS칼텍스 이영택 감독은 "수원으로 갑니다!"라고 외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는 실바에 대해 "점유율을 높게 가져갈수록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소중한 무기"라고 평가하며, 시즌 내내 무릎 통증을 관리해온 트레이너들의 노고에 감사함을 표했습니다. 이제 그들의 관심은 26일 수원에서 시작되는 현대건설과의 플레이오프로 쏠려 있습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실바를 비롯한 주전 선수들의 체력 회복이 최대 과제이자 승부처가 될 전망입니다.
한편, 패배한 흥국생명의 요시하라 감독은 "올 시즌 목표였던 포스트시즌 진출은 이뤘다"며 팀의 성장세에 만족감을 나타냈습니다. 다만 경기력 기복을 지적하며 더 높은 수준으로 도약해야 함을 강조했는데요. 김연경이라는 거대한 그림자가 사라진 자리를 메우며 보여준 도전정신은, 이번 준플레이오프 패배가 단순한 종착역이 아닌 다음 시즌을 위한 소중한 디딤돌이 될 것임을 예고합니다. 두 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한국 여자 배구의 새로운 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