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 규명을 향한 첫 걸음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청문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용산구청을 비롯한 관련 기관들의 대응 과정이 조명받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청문회에는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유승재 전 부구청장 등 핵심 증인들이 차례로 출석했습니다. 유가족들이 단원의 침통한 눈빛으로 증언을 경청하는 가운데, 청문회는 참사 당시 공무원들의 행보를 하나씩 짚어나가는 중요한 자리가 되었습니다.
특히 이날 청문회에서는 참사 다음 날인 2022년 10월 30일, 박 구청장이 대통령 경호처 차장의 업무용 휴대전화와 통화한 정황이 새롭게 제기되며 논란이 됐습니다. 끝자리 '8100'번으로 표시된 해당 번호는 당시 김종철 전 병무청장이 경호차장으로 재직하며 사용하던 번호였는데요.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이 통화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한 반면, 통화 기록은 참사 전후로 용산구청과 경호처 사이에 긴밀한 연락이 오갔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팩트로 드러난 통화 기록
단독 보도에 따르면 박희영 구청장은 참사 다음 날 오전 9시 45분경 '8100'번으로 전화를 걸었고, 8분 뒤 역통화가 이루어졌습니다. 참사 전날인 10월 28일에도 56초간 통화한 기록이 확인됐을 뿐 아니라, 김재헌 전 비서실장도 같은 번호로 두 차례 연락을 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이런 연속된 통화 기록은 당시 용산구청이 대통령 경호처와 특별한 교신을 시도했을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더욱이 박 구청장이 경호차장과 통화한 지 10여 분 뒤, 경호처에서 김 비서실장에게 다시 전화가 걸려오는 등 소통이 이어졌습니다. 청문회에서는 참사 발생 30분 후인 밤 10시 51분경, 박 구청장이 정재관 군인공제회 이사장에게 '집회 피켓 제거'를 지시하는 문자를 보낸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정황들은 참사 현장 수습보다 대통령실 주변 정무 업무에 관심이 쏠렸을 수 있다는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균형 잡힌 진실 탐구
한편 유승재 전 부구청장은 청문회에서 참사 당시 용산구청의 의사결정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며 위원들의 질의에 성실히 답변했습니다. 유 전 부구청장의 증언은 당시 현장 대응의 구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입니다. 경찰 관계자들을 비롯한 다른 증인들도 차례로 출석할 예정이라, 각 기관의 연계 부재나 지휘 체계 혼란 등 핵심 쟁점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유가족들은 청문회 내내 "명확한 책임 규명"을 촉구하며 박희영 구청장과 송은영 이태원역장의 답변에 집중했습니다. 이번 청문회가 단순한 사실 확인을 넘어, 유사한 대형 참사의 재발을 방지할 제도적 보완점을 도출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어진 증인 심사와 조사 결과가 국민의 의혹에 충실히 답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