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30%대와 맞물린 경제 수장의 사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취임 15개월 만인 9월 1일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습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전날 김 실장이 사의를 표명했고 이재명 대통령이 이를 수리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번 인사는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처음으로 30%대로 떨어진 상황과 맞물려 정치권의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김 실장은 한미 통상 협상과 반도체 및 AI 산업 육성을 위한 3대 메가프로젝트 등 핵심 과제를 주도하며 경제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과 세제 개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등에서 거센 비판을 받아왔고, 결국 책임론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번 사퇴는 지지율 반등을 위한 정치적 돌파구 마련이라는 해석이 더 유력한 상황입니다.
부동산과 ETF로 번진 정책 책임론
김 실장을 둘러싼 논란은 여러 갈래로 퍼져 있었습니다. 부동산 정책에서는 6·27 대출 제한과 9·7 공급대책,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등을 조율했지만, 근로 가구의 내 집 마련을 어렵게 하고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최근에는 투자자들의 강한 반발 속에 대통령이 전면 재검토를 지시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습니다.
자본시장 정책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금융규제 혁신을 내걸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급하게 도입하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졌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초과 세수를 재원으로 한 국민배당금제까지 제안하며 시장의 혼란을 키웠는데요. 이런 정책들이 누적되면서 국민의힘은 김용범 실장의 사퇴로 끝낼 일이 아니라며 이억원 등 추가 경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적 쇄신 넘어선 실질 변화가 관건
외신들도 이번 사태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레버리지 ETF 도입과 국민배당금제 구상이 시장 논란을 낳았다고 분석했으며, 단순 인사 개각만으로는 국민적 불만을 잠재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제러미 찬 유라시아그룹 전문가와 신율 명지대 교수 역시 과거 사례를 볼 때 인적 쇄신 이상의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후임 인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현직 관료 가운데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이억원 금융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이호승 전 정책실장이나 윤창렬 전 국무조정실장 등 외부 전문가 수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떤 인물이 후임이 되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변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번 사퇴는 또 다른 소모적 인사 논란에 그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