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은 올랐는데 생산성은 따라오질 못했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가 2027년도 적용 임금을 논의하는 가운데,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이 주요 선진국보다 높다는 분석이 제기되었습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OECD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우리나라 세후 최저임금 연 환산액은 구매력평가 기준으로 G7 평균보다 17.9%나 높은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중위 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 또한 60.5%로 유럽연합이 권고하는 상한선인 60%를 넘어섰습니다.
문제는 임금 수준에 비해 노동생산성이 크게 뒤처져 있다는 점입니다. 같은 기준으로 우리나라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55.2달러에 그쳤고, 이는 G7 평균인 80.2달러의 68.8% 수준입니다. 지난 10년간 최저임금은 79.7% 급증한 반면,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12.4%에 머물렀습니다. 당연히 기업들은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커피숍과 미용실에서 들려오는 한숨
현장의 상황은 더욱 어렵습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전국 소상공인 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7%가 현재 시급 1만 320원의 최저임금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특히 커피숍과 이·미용실은 각각 92.9%, 91.7%로 부담감이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반면 노동계는 물가 상승과 임금 격차 해소를 이유로 시급 1만 2천 원을 요구하며 대폭적인 인상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건비 상승에 맞서는 대응은 고용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소상공인 10명 중 4명은 이미 고용을 줄이거나 신규 채용을 중단했습니다. 심지어 소상공인의 41.1%는 지난해 월평균 영업이익이 200만 원 미만으로, 최저임금 월 환산액인 209만 6천 원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2024년 전국 폐업 사업자는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경영난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차등 적용은 무산되고, 단일 기준의 역설만 남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숙박·음식업 등 취약 업종에 낮은 기준을 적용하자는 업종별 구분 적용안이 최저임금위원회에 제시되었으나, 반대 14표, 찬성 11표로 부결되었습니다. 노동계는 업종별 차등이 특정 분야를 낙인찍을 수 있다고 반발했고, 경영계는 산업별 지불 능력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물론 학계에서는 국가별 산업 구조가 달라 단순한 수치 비교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사실 단일 기준이 유지되면서도 현실과 괴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숙박·음식업의 최저임금 미만율은 2001년 6.4%에서 지난해 31.6%까지 급증했습니다. 법을 지키고 싶어도 지킬 수 없는 현실이 반복되면서,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최저임금 결정에서 숙박·음식업이나 5인 미만 사업장 등 취약 계층의 지불 능력을 어디까지 반영할 수 있을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