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의 재회합, 발전직원들은 술렁
2001년 경쟁 체제를 위해 쪼개졌던 발전 공기업 5개사가 약 25년 만에 다시 하나로 뭉칩니다. 정부는 남동·동서·중부·서부·남부발전을 가칭 '한국발전'으로 통합하여 해상풍력 등 대규모 재생에너지 사업을 밀어붙이겠다는 계획인데요. 연료와 정비자재 공동구매를 통한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소식에 가장 크게 술렁인 건 1만 4천여 명의 임직원들입니다. 본사 소재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아 근무지 재이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데요. 특히 10여 년 전 지방으로 내려와 정착한 직원들은 주거지와 자녀 교육 문제를 이유로 강한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은 본사 소재지에 대해 법 개정과 노조 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은 탓에 직원들의 불안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본사를 유지할지 특정 지역으로 옮길지 가닥이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직원들의 불안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상장사와 자본잠식 기업의 통합, 주주들은 불편
에너지 분야의 통합은 발전사만이 아닙니다.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가 합쳐져 '에너지자원공사'가 출범하는데요. 정부는 석유와 가스의 자원 개발 및 비축 기능을 일원화해 공급망 위기에 종합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를 밝혔습니다. 알뜰주유소 사업은 한국석유관리원으로 이관될 예정입니다.
문제는 양사의 재무 상태가 너무 다르다는 점입니다. 한국가스공사는 상장사로 일반 주주 지분이 약 45%에 달하는데, 반면 한국석유공사는 부채가 자산을 웃도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입니다. 두 회사의 합산 부채가 60조 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통합이 진행되면 주주가치 훼손과 막대한 재정 부담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정부는 가스공사의 일반주주 지분을 매수해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이 역시 수조 원의 추가 출자가 필요합니다.
194개에서 74개로, 공공기관 개혁의 속도와 과제
이번 조치는 사실상 역대 최대 규모의 공공기관 통폐합입니다. 정부는 유사·중복 기능을 가진 기관 194개를 74개로 줄이기로 했는데요. LH는 택지개발과 주거복지 기능으로 분리되고,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등 4개 항만공사도 '한국항만공사'로 합쳐집니다. SR은 코레일로 통합되고, 한국석탄공사는 청산 절차를 밟게 됩니다. 또한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도 함께 추진되어 세종시를 행정 중심으로 구축하는 방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부는 이번 개혁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에너지 안보를 제고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발전사 통합으로 시장지배력이 지나치게 커져 민간 발전사업자와의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죠. 공공기관의 효율화라는 목표는 명확하지만, 직원들의 고용 안정과 지역 균형 발전, 민간 시장의 건전한 경쟁 구조를 어떻게 함께 지켜나갈지가 앞으로의 관건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