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강경 발언, 시작은 연설이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중국이 미국 유권자 2억 2천만 명의 정보를 탈취하고, 바이든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불법 투표용지를 만들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25분간 이어진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북한·러시아 등 적대국의 선거 인프라 침해 가능성을 경고하며, 신분증 제시 의무 강화와 우편투표 제한을 담은 '세이브 아메리카' 법안 통과를 촉구했습니다.
배경에는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상황이 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여론조사에서 '강력 지지' 응답이 15%로 역대 최저를 기록하면서 지지층 결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민주당 척 슈머 원내대표는 패배에 대한 두려움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비판했고, 뉴욕타임스와 CNN은 수년 전부터 알려진 내용에 증거가 없다고 일제히 반박했습니다.
중국의 강경 반발, 백악관은 한 발 물러서다
중국의 반응은 즉각적이었습니다. 린젠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악의적 비방'이라며 대선에 간섭한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미국이 중국을 핑계로 삼는 행위를 중단할 것과 스스로 성찰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백악관 내부에서는 태도의 차이가 드러났습니다. 피터 나바로 무역고관은 수사 초점이 중국이 아니라 선거 공정성을 훼손하려는 국내 행위자들에 있다고 밝혀 트럼프 대통령과 일정 거리감을 두었습니다. FBI와 사이버보안 및 인프라 보안국은 2021년 보고서에서 중국이 개입 방안을 검토했으나 실제 실행하지는 않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대통령의 발언과는 달리, 정보당국과 백악관 실무진의 대응은 한 발 물러선 모습이었습니다.
면허 박탈 위협과 미중 정상회담의 향방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생중계하지 않은 방송사들에게 면허 박탈이라는 극단적 보복을 예고했습니다. ABC는 퀴즈쇼를, NBC는 동물 프로그램을 방영했고, CBS는 연설 시작 몇 분 뒤에야 중계를 시작했습니다. CNN은 속보 자막만 띄우며 사실상 보이콧했고, 대통령은 수십억 달러 가치의 공공 전파를 무상으로 사용한다는 점을 들어 면허 취소의 정당성을 주장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결정적 증거가 없다며, 중국 개입을 주장하면서도 시진핑 주석과 유화적 관계를 추구하는 행보가 모순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강경한 메시지를 내보내면서도, 9월 워싱턴에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은 그대로 진행된다는 점은 양국 관계의 복잡한 향배를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