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회동에서 시작된 개헌 논의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과 함께 골프 회동을 가진 사실이 알려지며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참석자는 주호영, 박덕흠, 윤재옥, 송언석, 김태호 의원 등으로, 대부분 영남권 지역구를 기반으로 하며 개헌 관련 업무 경험이 있는 인물들인데요.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책임정치를 위해 4년 중임제 또는 연임제 개헌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밝혔고, 필요하다면 자신의 임기까지 단축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임기 단축 발언은 단순한 개헌 의지를 넘어 정치적 파장을 키우고 있습니다. 과거 대선 때부터 4년 중임제를 일관되게 주장해왔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야당은 이를 권력 연장의 포석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임 포기부터 하라"는 야당의 압박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진정으로 개헌을 원한다면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5년 임기 후 퇴임하겠다는 확답과 함께, 중단된 5개 형사재판을 받겠다는 선언이 없으면 개헌 논의는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습니다. 장동혁 대표는 이를 사법 리스크를 가리기 위한 '눈가리기용 개헌'이라 비판했고, 정점식 원내대표는 '탈옥형 개헌'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개혁신당이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도 야당의 주장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응답자의 65.2%가 개헌 논의의 전제로 이 대통령의 연임 포기 선언이 필요하다고 답했는데요. 특히 20대에서는 81.8%라는 압도적 비율이 나왔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권력자가 무엇을 포기하느냐가 국민적 신뢰를 형성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태호 의원은 참석자 입장에서 "개헌의 수혜자가 설계자가 되어선 안 된다"며 조건부 찬성 입장을 보였지만, 윤재옥, 송언석 의원 등은 지금은 민생이 우선이라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개헌 카드와 권력 구도의 미로
현재 정치판은 비대칭적인 여야 구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민석 신임 대표를 중심으로 대통령과 전면적 협력 체제를 구축하며 개헌 추진에 힘을 싣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유력 대권 주자 부재로 구심점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세훈 시장은 당선무효형 위기에 처했고, 한동훈 전 대표는 당 밖에서 복귀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사실 국민의힘은 그간 4년 중임제와 권력 분산을 주장해왔기에 개헌 자체를 반대하기는 어려운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주도하는 개헌 프레임에 끌려갈 경우 정치적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서, 사법 리스크와 연임 가능성을 쟁점화하며 저항하고 있습니다.
헌법상 개헌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대통령이 야권의 의구심을 걷어내지 못하면 개헌은 허상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앞으로 임기 문제와 재판 리스크가 얽힌 개헌 논의는 더욱 험난한 길을 걷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