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셀프 조사’ 발표와 주가 급등
쿠팡은 12월 26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유출자는 전직 직원이며, 약 3,300만 개의 고객 계정에 접근했지만 실제 저장된 정보는 3,000개 계정에 불과하고, 외부로 전송된 흔적은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쿠팡 측은 유출자가 사용한 노트북과 하드디스크를 회수했고, 해당 직원이 언론 보도 후 저장 정보를 삭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발표 직후 뉴욕증시에서 쿠팡 주가는 6.45% 급등하며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약 4조 원 증가했습니다. 투자자들은 유출 규모가 제한적이라는 쿠팡의 설명에 일단 안도한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즉각 반박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아직 민관합동조사단에 의해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쿠팡의 발표를 불쾌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경찰과 국정원도 “쿠팡과 사전 협의 없이 독자적으로 발표했다”고 밝혔습니다. 쿠팡은 이에 대해 “정부 지시에 따라 조사를 진행했고, 발표 내용도 정부와 공조한 결과”라고 맞섰습니다. 양측의 입장 차이는 점점 커져만 갔습니다.
정부 반박과 ‘이중 메시지’ 논란
쿠팡의 발표에 이어 또 다른 논란이 터졌습니다. 쿠팡이 공개한 한글 입장문과 영문 입장문 사이에 뉘앙스 차이가 발견된 겁니다. 한글에서는 “억울한 비판”이라고 표현한 부분이 영문에서는 “허위 비난(false accusations)”으로 강하게 바뀌었고, 정부의 개입 정도를 설명하는 부분도 달랐습니다. 영문본에서는 정부의 직접적인 지휘를 강조하며, 국내 성명서보다 훨씬 공격적인 어조를 사용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해외 투자자와 국내 여론을 다르게 관리하려는 의도로 해석했습니다. 정부는 쿠팡의 이중적 태도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국회와 언론에서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한편, 정부와 국회는 쿠팡에 대한 대응을 강화했습니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을 팀장으로 하는 범부처 TF가 구성됐고, 영업정지도 검토 중입니다. 국회에서는 연석 청문회를 열어 쿠팡 경영진의 책임을 묻기로 했습니다. 특히 쿠팡 오너 김범석 의장의 불출석으로 인한 갈등도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집단소송 모집과 향후 전망
피해자들의 법적 대응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쿠팡에 10만 원, SK텔레콤에 30만 원의 배상을 청구하는 공동소송을 준비 중입니다. 내년 1월 31일까지 국민원고단을 모집하고 있으며, 이미 수많은 소비자들이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이번 소송은 개인정보 유출 피해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묻는 첫 번째 대규모 소송이 될 전망입니다.
경찰은 쿠팡으로부터 제출받은 노트북과 전직 직원의 진술서를 분석 중입니다. 중국인 전직 직원을 국내로 송환할 수 있을지, 노트북 데이터의 무결성은 확실한지가 향후 수사의 관건입니다. 민관합동조사단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면 쿠팡의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가 명확해질 것입니다. 그때까지 쿠팡과 정부의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