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유엔 총회 참석에 이어 16년 만에 멕시코를 국빈 방문한 가운데, 현지에서 연임 가능성을 다시 한번 부인했습니다.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2030년 6월 2일을 넘기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며 연임 논란을 일축했는데요. 이는 지난 18일 청와대 기자회견에서 "헌법 개정으로 연임은 불가능하다"고 밝힌 데 이은 것으로, 9월에만 세 번째 임기 관련 발언입니다.
파리 동포간담회에서 헌법상 임기 제한을 언급했고, 청와대 기자회견에서 연임 의향이 없음을 재확인했으며, 이번에는 구체적인 임기 종료 시점까지 명시한 겁니다. 임기 제한에서 연임 불가, 그리고 종료일 명시로 발언이 점차 구체화되는 모양새인데요. 반복해서 해명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사회적 불신을 반영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22년 전 국보법 논쟁을 소환한 이유
이번 간담회에서 주목된 것은 유시민 작가를 겨냥한 듯한 발언입니다. 이 대통령은 프랑스 혁명을 예로 들며 "혁명적 상황이 되면 오버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고, 노무현 정부 시절 국가보안법 개정 무산 사례를 소환했습니다. 당시 여야가 독소조항 삭제로 합의를 이뤄가던 중 완전 폐지를 주장하는 강경파가 나서면서 협상이 깨졌고, 그 결과 법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는 겁니다.
이는 유시민 작가가 22일 "대통령이 생각한 검찰개혁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완전 다르다"며 '국민을 속였다'고 비판한 데 대한 반박으로 읽힙니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를 사실과 다르게 왜곡한 것에 유감"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는데요. "자신들의 선명함을 드러내기 위해 과한 주장을 하는 것이 개혁의 방해가 된다"는 대통령의 말은 검찰·노동 개혁 속도를 놓고 벌어지는 여권 내부 갈등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개혁은 '이해관계 조정'…회담 성과도 챙겼다
이 대통령은 개혁을 "비정상적인 시스템을 정상으로 바꾸는 것"이자 "이해관계의 조정"이라 정의하며, 저항과 반발을 최소화하고 실질적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급하게 가다가는 반동을 맞을 수 있다는 논리인데요. 의료, 공기업, 공직, 지방 개혁 등 산적한 과제를 제한된 임기 안에 처리해야 하는 부담이 그 배경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이번 순방에서 외교 성과도 나왔습니다.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2시간 가까운 정상회담을 통해 7년 만에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타결했고, AI 협력 선언 채택과 1억 달러 규모 금융 지원 확대, 핵심 자원 공급망 대화 채널 출범 등 17건의 양해각서와 MOU를 체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K-엑스포와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중남미 최대 K-콘텐츠 시장에서 문화외교도 이어갔습니다. 연임 불가 선언과 개혁 속도론, 그리고 실외교 성과까지 한자리에 담긴 순방이었는데요. 귀국 후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권 내 논쟁이 어떻게 정리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