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배로 뛴 티켓 가격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와 아이돌 콘서트 입장권을 대량으로 선점해 되판 일당이 경찰에 넘겨졌습니다. 인천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업무방해와 공연법,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20대부터 60대까지 남녀 24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들은 2022년부터 최근까지 티켓 1만5500매를 사들인 뒤 SNS에서 되팔아 22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습니다.
가격 차이는 상상을 넘습니다. 정가 20만원짜리 공연 티켓은 34배인 672만원에, 정가 8만1000원짜리 한국시리즈 입장권은 110배가 넘는 893만원에 판매됐습니다. 시장 가격이라기보다 희소성을 인위적으로 만든 결과에 가깝습니다.
PC 22대와 빌린 계정
수법은 조직적입니다. 이들은 서울의 한 사무실 등에 컴퓨터 22대를 두고 매크로 프로그램과 타인 명의 계정으로 좌석을 선점했습니다. 일부는 직접 개발한 프로그램까지 동원한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확보한 티켓은 SNS에 대량으로 사진을 올려 구매자를 모은 뒤 서울 송파와 마포, 경기 고양 등지에서 현장에서 전달하거나 개별 배송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방식이 일반 소비자의 예매 기회 자체를 빼앗는다는 점입니다. 정상적으로 접속한 팬들은 시작부터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고, 결국 웃돈을 주고서야 입장권을 구하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추적과 남은 과제
경찰은 지난 3월부터 민생물가 교란 범죄 특별단속의 일환으로 SNS 판매상을 특정했고, 예매자를 역추적해 판매자까지 검거했습니다. 계좌 추적을 통해 토지와 주식, 예금 등 범죄수익 20억9900만원을 기소 전 동결했고, 추가로 1억200만원에 대해서도 보전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예매 사이트의 보안 취약점도 관리 업체에 알려 개선을 요청했습니다.
경찰은 매크로를 이용한 대량 선점과 암표 거래가 공정한 소비 기회를 박탈하는 중대 범죄라고 보고 상시 단속을 예고했습니다. 다만 인기 공연과 경기가 이어질수록 암표 유인은 커질 수밖에 없어, 예매 시스템 보안과 현장 단속이 함께 뒷받침돼야 할 과제로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