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전쟁의 새로운 전선
미국이 동남아시아에서 희토류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글로벌 자원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지난주 말레이시아와 태국과 체결한 양해각서(MOU)를 통해 미국 기업들은 현지 희토류 매장지에 대한 우선 투자와 채굴 권한을 확보했는데요, 이는 중국에 대한 공급망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읽힙니다. 미국 재무부는 바로 이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위협을 '비상사태'로 규정하며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죠.
동남아 자원, 누구의 것인가
말레이시아와의 MOU에는 특히 눈에 띄는 조항이 있습니다. 바로 핵심광물 수출 금지 조항에 예외를 두었다는 점인데요, 이는 말레이시아가 지난해 시행한 국내 산업 보호 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탕쿠 자프룰 아지즈 무역장관은 "값싼 원자재 수출을 막고 부가가치 산업을 국내에 남기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지만, 현지에서는 자원 주권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태국의 경우에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희토류 채굴이 본격화되면 열대우림 파괴와 환경 오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희토류 추출 과정에서는 강력한 화학물질이 사용되며, 미얀마에서 이미 발생한 유독성 물질 유출 사례가 경고 신호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관세 카드와 법적 공방
한편 워싱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법적 시험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와 펜타닐 원료 문제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른 비상사태'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중국산 펜타닐에 부과된 20% 관세가 중국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냈고, 펜타닐 전구체 수출을 중단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하며 관세의 효과를 강조했죠.
하지만 미국 연방 대법원은 오는 5일 IEEPA를 근거로 한 관세 부과의 적법성에 대한 구두 변론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번 판결은 대통령의 무역 정책 권한 범위를 가를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입니다.
자원 패권을 둘러싼 복잡한 그림
동남아시아는 전 세계 미개발 희토류 매장량의 최대 20%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미국의 접근 방식에 대해 현지 전문가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무분별한 채굴을 허용하는 신호로 해석되어서는 안 되며, 자원 주권 보호와 환경 영향을 모두 고려한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자원 확보와 환경 보호 사이에서 각국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