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행동 뒤 80일의 기다림
2026년 5월 5일 광주 광산구에서 발생한 장윤기 사건 당시, 피해 여고생을 구하려다 흉기에 찔린 고등학생 A군이 지난 7월 24일 9급 의상자로 공식 인정되었습니다. 사건 발생 80일, 지자체 신청 52일 만에 내려진 결정인데요. A군은 당시 이채원 양의 비명을 듣고 달려갔다가 가해자의 기습적인 공격으로 전치 4주의 중상을 입었습니다.
A군이 의상자로 인정받기까지는 광산구와 광주경찰청의 협력이 결정적이었습니다. 구조 행위를 입증할 수 있는 수사 자료와 의료진 소견서를 확보해 보건복지부에 심의를 요청했고, 그 결과 국가 차원의 예우와 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다만 인정 전까지 A군과 가족은 치료비를 직접 부담해야 했고, 이후 범죄피해구조금으로 일부를 보전받은 상태였습니다.
늘어나는 심사 기간과 치료비 사각지대
의사상자 제도는 직무와 관계없이 타인을 구하다 부상을 입은 사람을 1~9급으로 나눠 보상하는 제도입니다. 문제는 최종 인정 전까지는 대부분의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인데요. 특히 최근 심사 기간이 길어지면서 구조자와 가족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의사상자 인정 심사 평균 기간은 2022년 20.8일에서 2025년 52.9일로 약 2.5배 늘었습니다. 건수는 30건 내외로 크게 늘지 않았는데 처리 기간만 길어진 것입니다. 현행법은 최대 90일까지 허용하고 있어, 긴급 수술이나 장기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도 당사자가 먼저 비용을 치러야 하는 사각지대가 발생합니다. A군의 사례처럼 선의의 구조 행위가 오히려 가족의 경제적 고통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
치료비 선지원을 담은 법안 나왔다
이러한 제도적 허점을 메우기 위해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개정안은 구조 행위로 부상을 입었다고 볼 상당한 개연성이 있고 긴급 치료가 필요한 경우, 최종 결정 전이라도 국가나 지자체가 예산 범위 내에서 의료비를 전부 또는 일부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도 악용을 막기 위한 환수 장치도 함께 마련되었습니다.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지원받거나 실제 치료비보다 과다 지원받은 경우에는 해당 금액을 회수하도록 했습니다. 권 의원은 타인의 생명을 구한 이들이 심사 기간 동안 치료비 걱정에 필요한 치료를 미루는 일이 없도록 개정안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의로운 행동에 대한 국가의 예우가 제도의 뒤늦음으로 퇴색되지 않도록 보완이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