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를 넘어 남부 고원으로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홍해 연안을 장악한 뒤 남부 고원지대로 전선을 넓히고 있습니다. 타이즈와 라히즈주의 카흐부브 산악지대에서 사우디 지원 예멘 정부군과 치열하게 맞붙는 중인데요. 해발 2,000~2,500m의 이 고지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내려다보는 요충지입니다.
후티가 고지를 노리는 건 이미 점령한 홍해 남부 항로의 후방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모카항과 두바브, 페림섬을 확보한 뒤 바브엘만데브 일대에 방어선을 구축하려는 겁니다. 유엔 집계로 이번 교전에서 700여 명이 숨지고 12만 명이 넘는 주민이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사우디는 수백 차례 공습을 퍼부었지만, 정부군은 지휘체계 혼선과 낮은 사기로 15개 이상 여단이 무너지며 후퇴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지원과 거리두기 사이
미국의 대응은 신중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라샤드 알 알리미 예멘 대통령과 통화에서 후티 대응을 위한 직접적인 군사 지원을 약속하지 않았습니다. 사우디를 통한 간접 지원 가능성만 남겨둔 셈입니다.
반대로 무기 판매는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F-35 전투기 약 50대를 포함해 243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사우디에 판매하도록 승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본토 타격 가능성도 언급했고, 미국은 자국민에게 중동 여행 재고를 권고했습니다.
사우디 입장은 복잡합니다. 후티를 막고 싶지만 전선을 넓히기는 부담스러운 겁니다. 예멘 정부의 참전 요구를 받아들이면 이란과의 충돌이 커질 수 있습니다.
두 해협, 세계 경제의 병목
긴장은 호르무즈 해협으로도 번졌습니다. 유조선이 발사체에 맞아 선원 2명이 부상했지만 환경 피해는 없었습니다. 카타르는 항행의 자유 회복과 미국·이란 종전 협상 재개를 위한 중재를 가속하고 있습니다.
카타르는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폐쇄되면 세계 경제에 재앙적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국제 해운과 원유 운송의 핵심 길목입니다. 후티가 이곳의 지배력을 굳히면 유가와 물류비용에 미치는 파장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후티가 예멘 내부에 만족할지, 홍해와 아라비아반도 질서에 계속 개입할지가 앞으로의 최대 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