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힌 선체 위에서 구조를 기다리다
30일 현지 시간 낮 12시가 넘어 북키프로스 키레니아항을 출발한 여객선 필로 제트호가 튀르키예 메르신을 향해 항해를 시작했습니다. 승객과 승무원을 포함해 총 267명이 탑승한 이 배는 출항 15분 만에 비정상적인 흔들림을 겪었고, 이내 선수 부분이 파손되며 바닷물이 급속히 유입되었습니다. 순식간에 기울기 시작한 배는 회항을 시도했지만 결국 완전히 전복되었는데요.
생존자들은 뒤집힌 선체 위에 올라가 구조를 기다리는 긴박한 상황을 겪었습니다. 일부 승객은 거꾸로 뒤집힌 배의 바깥쪽에 매달려 버티기도 했는데요. 다행히 241명이 구조되었지만, 8명은 이미 숨진 채 발견되었고 나머지 18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입니다. 총 267명이 탑승한 배에서 생존한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사망자와 실종자를 떠나보낸 참사의 충격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수심 514m 바다, 수색에 난항을 겪다
사고 선박은 수심 514m의 깊은 바다로 가라앉아 구조 당국의 어려움을 키우고 있습니다. 당연히 인명 수색과 함께 선체 내부 확인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요. 북키프로스 당국은 선박 13척과 헬리콥터 2대를 현장에 투입했고, 튀르키예 정부도 항공기 3대와 무인기 4대, 헬리콥터 6대를 급파해 야간 수색과 군용 레이더 항공기를 동원했습니다.
튀르키예 에르도안 대통령은 안전하게 구조된 인원을 확인하며 실종자 수색을 중단 없이 진행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깊은 해저에 가라앉은 선체 탓에 잠수부의 접근도 제한적이어서, 실종자 가족들의 애타는 기다림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북키프로스 정부는 이번 사고를 지역 내 최악의 해상 참사 중 하나로 규정하고 사흘간의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며 마지막 한 명까지 찾겠다고 밝혔습니다.
출항 직전 기상, 누구의 책임인가
사고 원인을 두고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출항 직전의 기상 상황과 당국의 판단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북키프로스 당국은 사고 당일 기상이 운항을 막을 정도는 아니었다고 밝혔지만, 현지 해운 전문가들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사고 전날 해당 해역에 강한 폭풍이 몰아쳤던 만큼, 출항 전 위험성 평가와 기상 경보 고려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현재 당국은 선장을 포함한 관계자 8명을 체포해 수사 중입니다. 사실 기상 조건만으로 사고를 설명하기엔 선체의 급격한 침수와 전복 과정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어, 기계적 결함이나 과적 가능성도 함께 들여다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 한 사람이라도 찾기 위한 수색은 계속될 예정이며,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의 슬픔 속에서 진상 규명이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