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기자 생방송 '하메네이 죽음을' 발언…보도국장 해고·징계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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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달 전 수정 · 2026년 2월 13일 오후 12:48

발행: 2026년 2월 13일 오후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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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국영방송 기자가 생방송 중 반정부 구호를 외치는 사고가 발생해 보도국장이 해고됐다. 기자는 말실수라고 해명했으나, 이는 경제난 항의 시위 이후 엄격한 통제 아래 있는 이란 사회의 예민한 정치적 분위기를 드러냈다. 시위 관련 사망자 수는 정부와 인권단체의 발표가 크게 엇갈리며 사태의 심각성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생방송에서 터진 반정부 구호

이란 국영방송 소속 기자가 생방송 중 의도치 않게 반정부 구호를 외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지난주 이슬람혁명 47주년 기념 친정부 집회 현장에서 취재 중이던 무사브 라술리자드 기자는 군중의 함성에 맞춰 ‘알라후 아크바르’를 외친 뒤, 이어 ‘하메네이에게 죽음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은 즉시 방송을 타고 전국으로 퍼졌고,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를 직접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순식간에 정치적 폭탄으로 돌변했습니다. 해당 방송을 담당한 지역 채널 하문 네트워크는 보도국장을 즉시 해고하고, 관련 제작진을 직무정지시킨 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초강수로 대응했습니다.

라술리자드 기자는 사건 직후 자신의 SNS에 사과 영상을 게시하며 말실수였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는 “많은 군중 속에서 실수를 했으며, 이 발언이 반혁명 세력에 이용될 수 있어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 영상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었고, 이란 사회 내에 잠재된 불만의 목소리가 우연히 노출된 사건으로 기록됐습니다.

엄격한 통제 속에서 빚어진 ‘방송 사고’

이번 사건은 우연한 실수로 치부하기엔 이란의 현재 정치적 분위기가 너무나 예민합니다. 지난해 12월부터 고물가와 경제난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이란 정부는 인터넷과 통신을 전면 차단하는 강경 진압에 나섰습니다.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와의 충돌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국영방송 기자의 이 같은 발언은 당국에겐 용납될 수 없는 도발로 비쳤을 것입니다.

사실 이 발언이 나오기 전날인 2월 12일 밤,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불꽃놀이 행사장에서도 일부 시민들이 아파트 베란다에서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조용해 보이는 이란 사회 깊숙이 정치적 불만이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당국이 시위를 강력히 진압하고 정보 통제에 나선 것은 이런 불만의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었는데, 국영방송이라는 공신력 있는 채널을 통해 반정부 구호가 흘러나온 것은 그야말로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들어냈습니다.

엇갈리는 피해 규모와 향후 파장

이번 사건의 배경이 된 반정부 시위의 규모와 피해에 대해선 이란 당국과 국제 인권단체의 발표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이란 정부는 공식적으로 시위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발표했습니다. 반면,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지난 11일 기준 최소 7,002명이 사망했으며, 추가로 11,000건 이상의 사망 사례를 확인 중이라고 주장합니다. 이처럼 사망자 수에 대한 집계가 크게 엇나가는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들 뿐만 아니라, 정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기자 한 명의 말실수로 보도국장이 해고되고 관련자들이 징계를 받은 이번 사건은, 이란에서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경계가 얼마나 좁은지를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당국의 즉각적이고 강경한 대응은 다른 언론인들에게도 경고 메시지가 됐을 것입니다. 경제 제재와 내부의 불만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란 정부에게 이번 사건은 작은 불씨 하나가 큰 불길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습니다. 하메네이 체제의 통치 방식에 대한 내부의 불만이 표면 아래에서 계속 끓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이와 같은 돌발 사건은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