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이 실종 신고를 업무 부담을 이유로 허위로 종결 처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경장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맡은 실종 사건 가운데 총 27건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 송치되었는데요. 특히 허위 종결된 사건 가운데 일부 실종자가 실제로 숨진 채 발견되면서 단순 직무 유기를 넘어 생명과 직결된 문제로 번지고 있습니다.
“할 일 많아질까 봐” 덮어버린 실종 신고
부 경장은 30대 여성 장 씨와 60대 남성의 실종 신고를 처리하면서 실제로는 연락 한 번 시도하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했습니다. 신고자에게는 연락이 닿았다고 허위로 알렸고, 112 시스템에는 교통사고 사망이나 소재 발견 같은 거짓 코드를 입력했는데요. 경찰 전수조사 결과 이미 알려진 2건 외에도 25건의 허위 종결이 추가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가운데 15건은 실종자가 살아있음에도 사망으로 입력해 전산에서 삭제한 경우였고, 나머지 10건은 아무런 조치 없이 종결 처리한 사례였습니다. 다행히 추가로 확인된 25명의 신변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이미 숨진 채 발견된 피해자들에 대한 책임은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홀로 선 당직실, 검증 없는 시스템
범행 동기에 대해 부 경장은 미종결 사건이 쌓이면 인계할 일이 많아지고 책임질 부담이 커진다고 진술했습니다. 프로파일러 5명이 투입된 심리 분석에서도 그가 내성적이고 회피적인 성향을 보였으며, 누적된 업무 부담 속에서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는 결과가 나왔는데요. 하지만 이런 범행이 상습적으로 가능했던 데는 시스템적 허점이 컸습니다. 부 경장은 야간 당직을 홀로 근무하는 경우가 많았고, 전산 입력이나 당직일지를 상급자가 제때 검증하지 않는 틈새를 노렸습니다. 결국 한 사람의 태만을 막을 내부 통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겁니다. 경찰은 이 점을 인정하며 전체 실종 사건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관련 상급자들의 감찰에도 착수했습니다.
국정 최고위도 경고한 구조적 허점
이번 사건은 국정 최고위까지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소수의 무책임한 행동이 성실한 경찰 전체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는데요. 이 대통령은 책임자 문책과 함께 사건 암장이 재발하지 않도록 수사 준칙 개정을 지시했습니다. 또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장 씨 사인과 관련해 경찰이 입장을 번복했다는 지적에 대해 해명하며 수사의 신중함을 강조했지만, 국민적 불신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단순히 한 사람의 일탈로 치부하기에는 실종자의 생명이 달린 업무인 만큼,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경찰은 부 경장이 형사팀에서 지원했던 사건까지 포함해 전수 조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공권력의 신뢰를 저해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실종 사건 처리 과정의 투명성과 상급자의 관리 감독 기능을 어떻게 강화할지가 향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