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역을 뒤덮은 기록적인 폭염이 인명 피해를 넘어 사회적 혼란까지 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오메가 열돔' 현상이 발생하면서 프랑스와 스페인에서만 지난 6월 한 달간 2천 명이 넘는 초과 사망자가 발생했는데요. 기온이 낮에도 밤에도 30도를 웃도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유럽 대륙 전반이 비상 상태에 접어들었습니다.
아스팔트까지 녹아내린 유럽의 폭염
프랑스 북동부에서는 극심한 더위로 도로 아스팔트가 기름처럼 녹아내리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도로 온도가 섭씨 60도를 넘어서면서 차량 타이어에 아스팔트가 들러붙고 표면이 떨어져 나가자, 당국은 6km 구간을 전면 폐쇄하고 복구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폭염으로 인한 피해는 단순히 불편을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6월 말 기준으로만 약 2천 명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했고, 스페인에서도 1천 명이 넘는 사망자가 집계되었습니다.
에어컨 하나 사려다 아수라장
폭염이 심해지면서 냉방 기구에 대한 수요는 폭증했지만, 유럽의 에어컨 보급률은 약 20에서 25% 수준에 불과합니다. 역사적 건축물 보호와 환경 규제로 설치가 까다로운 탓인데요. 이런 가운데 프랑스의 한 대형마트가 에어컨 할인 행사를 열자 새벽부터 인파가 몰려 몸싸움이 벌어지는 난장판이 연출되었습니다. 웃돈을 줘도 구할 수 없는 품귀 현상이 벌어지자, 중국 가전업체들은 별도 공사 없이 설치 가능한 이동식 에어컨으로 유럽 시장의 틈새를 공략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유럽에서 에어컨 판매가 크게 늘며 수혜를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투르 드 프랑스마저 멈춰 설까
극한의 무더위는 세계적인 스포츠 대회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출발하는 투르 드 프랑스가 역사상 처음으로 폭염을 이유로 일부 구간 단축을 검토하고 있는데요. 1903년 대회 시작 이후 전쟁이나 전염병으로 대회가 차질을 빚은 적은 있었지만, 폭염으로 구간을 줄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기후 위기가 일상을 넘어 문화와 스포츠까지 바꾸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냉방 시설 확대를 주장하고 있지만, 탄소 배출 증가를 우려하는 반대 목소리도 여전해 정치적 갈등까지 심화되고 있습니다.
유럽의 폭염은 7월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보되어 추가 피해가 우려됩니다. 기후 변화가 가져온 극한의 여름이 이제는 선택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