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2026년 경제와 금융 시장 전망을 내놓았다. 올해도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유지하는 '고환율 시대'가 이어질 것이고, 경제성장률은 1%대 후반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기준금리 인하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며, 대출금리 부담은 여전할 전망이다. 금융권은 생산적금융과 포용금융을 핵심 과제로 삼고,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이다.
1. 고환율·저성장 기조, 금리 인하도 쉽지 않아
지난해 원/달러 환율은 연평균 1422.16원으로 외환위기 당시보다 높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5대 금융회장들은 올해도 1300원대로 떨어지기보다는 1400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봤다. 구조적인 달러 수요(개인 해외투자 확대, 대미 투자협정 등)와 한미 금리차가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환율은 수입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져 물가를 높일 수 있어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를 제약할 가능성이 크다.
경제성장률은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반도체 수출 호조로 1%대 후반 성장이 예상되지만,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가계부채, 고환율 부담 등이 성장을 제약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회장들이 "많아야 한 차례 정도" 혹은 "아예 없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물가 상승 우려와 가계부채 관리 필요성, 고환율 등이 금리 인하를 막고 있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보다 은행 조달비용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더 큰 영향을 받아 횡보하거나 오히려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올해도 가계와 기업의 대출 부담은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 생산적금융·포용금융, 금융의 새로운 과제
5대 금융회장들이 새해 핵심 과제로 꼽은 것은 생산적금융과 포용금융이다. 생산적금융은 단순 자금 공급을 넘어 기업의 성장과 혁신을 지원하는 금융을 말한다. 정책금융을 중심으로 첨단전략산업과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고, 투자 이후 회수시장을 활성화해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투자 유치와 자금 집행의 투명성 확보가 관건으로 꼽힌다.
포용금융은 금융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저금리 정책금융 공급과 중금리 대출 확대를 통해 금리단층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특히 청년과 소상공인 등이 주요 대상이다. 금융권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포용적 금융의 저변을 넓히려는 움직임이 예상된다.
두 정책은 금융이 실물경제에 기여하는 역할을 강조하며,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추진될 예정이다.
3. 디지털 전환, 금융 혁신의 새로운 축
디지털자산과 AI 기술 확산이 금융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STO)의 제도권 편입이 본격화되면 결제 시장이 블록체인 결제망 중심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결제 시스템 간 경쟁을 확산시키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AI 기술은 금융권의 디지털전환(DX)을 넘어 AI전환(AX)으로 진화하고 있다. 올해는 내규 검색, 챗봇, 로보어드바이저를 넘어 이상거래 탐지, 자금세탁방지(AML), 고객확인의무(KYC) 등 핵심 업무 영역에서 AI 활용이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회사들은 데이터 축적과 플랫폼 구축, 정보보안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처로는 AI와 반도체 관련 주식이 유망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지속되면서 반도체 업종 이익 성장이 증시를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물가 상승 및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 달러와 금을 함께 담은 분산 투자 전략도 고려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