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을 집어삼키는 기록적인 가뭄
동해안을 제외한 내륙 지역에서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가뭄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남부 지방에서 시작된 가뭄은 수도권과 충청 일부 지역까지 확대되었으며, 특히 경남과 경북 일부에서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호남평야 농업용수 공급의 핵심인 옥정호의 저수율은 18.5%까지 떨어져 평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죠.
7월과 8월 같은 집중 강수 기간에 비가 충분히 내리지 않아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수자원 확보에 어려움이 생긴 겁니다. 수자원공사는 농업용수 공급이 마무리되는 9월 말까지 버텨야 하는 상황에서 물 확보에 큰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전국 밭작물 가뭄은 '주의' 단계에 진입했으며, 보름가량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콩 등 주요 작물의 수확량이 80%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가뭄 예보 횟수를 기존 주 1회에서 주 2회로 늘리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태풍이 남긴 비구름, 해갈에는 역부족
가뭄 속에 비 소식이 들어왔지만 기대만큼 크지는 않습니다. 일본을 관통한 제15호 태풍 '찬홈'은 온대저기압으로 약화한 뒤 동해상으로 진입하면서 동해안과 영남 지역에 비를 뿌리고 있습니다. 울릉도와 독도에는 최대 80mm, 강원 및 경북 동해안에는 최대 50mm가량의 강수량이 예상됩니다.
하지만 이 비는 가뭄이 극심한 영남 내륙 지역에는 소나기 정도에 그칠 전망이라 완전한 해갈은 어려워 보입니다. 사실 태풍이 일본을 관통하며 상당한 수증기를 잃었기 때문인데요. 반대로 광복절 연휴부터는 중국에 상륙한 뒤 약화한 태풍 '돌핀'이 남긴 수증기가 서쪽 내륙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이번 비가 가뭄을 해결할 단비가 될지, 아니면 대비가 필요한 호우가 될지는 기압계 변화가 결정할 핵심 변수입니다. 유입되는 수증기의 양과 기압 배치에 따라 일부 지역에는 강하고 많은 비가 쏟아질 수 있어 변동성이 큰 상황입니다. 한편 제17호 태풍 '낭카' 역시 '찬홈'과 비슷한 역주행 경로를 보이며 일본 동북부에 추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폭염과 무더위, 잠시 숨 고르기
서늘한 북동풍이 유입되면서 전국적으로 한 달 넘게 이어졌던 열대야 현상이 한풀 꺾였습니다. 제주도의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내려갔고, 서울도 21도 안팎을 기록하며 폭염특보가 대부분 해제되었죠. 물론 낮 동안의 무더위는 여전합니다. 서울 33도, 대구와 광주 34도 등 전국적으로 26~34도의 높은 기온이 이어지고 있으며, 습도까지 높아 후텁지근한 체감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당분간 체감온도 33도 안팎의 무더위는 지속되다가 주말부터는 다시 열대야가 찾아올 전망입니다. 기상청은 이러한 기온 변화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으며, 동해안과 남해안, 제주 해안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높은 너울성 파도와 강풍이 예상되어 해안가 침수 피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