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소장으로 찾아간 최후
2026년 9월 1일 오전, 경기 광주시의 한 다세대주택 계단에서 끔찍한 비극이 벌어졌습니다. 현직 공무원인 30대 남성 A씨가 별거 중이던 아내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건데요. 범행을 저지른 A씨는 이혼 소송 서류에 적힌 아내의 주소를 통해 거처를 파악했고, 출근 시간에 맞춰 기다렸다가 습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피해자는 스마트워치로 긴급 신고를 했지만, 끝내 살해당하며 현행 보호 장치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A씨는 범행 후 오토바이로 달아났다가 약 4시간 만인 오전 11시 40분쯤 수원의 한 모텔에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체포 당시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상태였고, 경찰 조사에서 이혼 소송의 위자료와 재산 분할, 양육권 등에서 불리한 결과가 나올 것을 우려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습니다.
작동하지 못한 보호 장치
사실 피해자 B씨는 이번 비극을 막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남편의 폭력과 협박을 이유로 총 4차례나 경찰에 신고했고, 법원으로부터 주거지 격리와 100m 이내 접근 금지가 명시된 임시보호명령도 받아냈습니다. 또한 이혼 소송 과정에서 서류 송달로 인해 주소가 노출될 것을 우려해 경찰과 상담한 끝에 스마트워치까지 지급받았던 건데요.
당연히 이런 조치들은 피해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안전망이었습니다. 하지만 A씨는 소장에 기재된 주소를 보고 아내가 피신해 있던 광주시의 거처를 찾아냈고, 접근 금지 명령을 무시한 채 계단에서 기다리다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스마트워치 신고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의 살인은 막지 못했습니다. 현장에 있던 어린 자녀는 손가락에 경미한 상처를 입었고, 이 아이가 평생 지워지지 않을 트라우마를 안게 된 것도 참으로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더 늦기 전에 바꿔야 할 것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가정의 비극을 넘어 우리 사회의 제도적 허술함을 드러내는 사건입니다.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순간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의 거처를 가해자가 알아내는 것인데, 이혼 소송이라는 정당한 법적 절차 속에서 오히려 주소가 노출된 셈이니까요. 물론 소송 진행을 위해 일정한 정보 공개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습니다. 다만 피해자의 안전이 최우선이 되는 절차는 없는지, 주소를 대체할 수 있는 송달 방식은 없는지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가해자에 대한 관리와 처벌도 현실적으로는 미흡했습니다. A씨는 4차례나 신고되었고 지난 6월 관련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전력이 있었지만, 결국 아내 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계획범행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고민해야 할 건 비슷한 상황에 놓인 피해자들을 어떻게 진짜로 지킬 것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