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 전쟁 '인간 사냥 관광' 30년 만에 수사…부유층의 잔혹한 오락

연아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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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1월 13일 오후 10:07

발행: 2025년 11월 13일 오전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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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검찰이 1990년대 보스니아 전쟁 당시 사라예보 포위전에서 서방 국가 부유층이 거액을 지불하고 민간인을 저격하는 '인간 사냥 관광' 의혹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당시 부유층들은 1억 원 이상의 비용을 내고 무방비 상태의 시민들을 사냥감처럼 대상으로 삼았으며, 어린이 저격 시 가장 높은 가격이 책정되었다. 30년 만에 시작된 이번 수사는 전쟁 중 벌어진 반인도적 범죄의 진실을 규명하는 중요한 시도다.

전쟁을 오락으로 만든 사람들

이탈리아 검찰이 1990년대 보스니아 전쟁 당시 사라예보 포위전에서 벌어진 '인간 사냥 관광' 의혹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30년 가까이 지난 사건이지만, 그 잔혹성 때문에 지금도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당시 서방 국가 부유층들이 거액을 지불하고 무방비 상태의 민간인을 저격하는 관광 상품에 참여했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어 왔습니다.

사라예보 포위전은 1992년부터 1995년까지 1,425일간 지속되었고, 이 기간 동안 1만 명 이상의 시민이 포격과 저격으로 목숨을 잃은 비극적인 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비극 속에서 일부 부유층들이 '재미'와 '스릴'을 위해 민간인 살해에 참여했다는 증언들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사라예보 사파리의 충격적 실체

밀라노의 작가 에지오 가바체니가 2022년 공개된 다큐멘터리 '사라예보 사파리'를 통해 본격적으로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수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다큐멘터리에는 세르비아계 병사와 계약업자들이 서방인들로 구성된 집단이 사라예보 시민들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는 증언이 담겨 있었죠. 특히 충격적인 것은 저격 대상에 따라 가격이 달랐다는 점입니다.

어린이를 저격할 경우 가장 높은 가격이 책정되었고, 군복을 입은 군인, 여성 순으로 가격이 매겨졌다고 합니다. 노인은 거의 무료에 가깝게 거래되었다는 증언도 있어 인간 생명의 경시가 극에 달했음을 보여줍니다. 참가비는 1인당 최대 10만 유로(현재 가치로 약 1억 6천만 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직적으로 운영된 살인 관광

이 '인간 사냥 관광'은 단순한 개인적인 모임이 아니라 상당히 조직적으로 운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용의자들은 이탈리아 트리에스테에서 출발해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를 거쳐 사라예보 인근 저격 지점으로 이동했으며, 세르비아 정보기관과 유고슬라비아 연방 시절 기업들이 물류를 담당하는 등 체계적인 시스템이 작동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검찰은 이들의 행위를 '잔혹하고 비열한 동기에 의한 고의적 살인'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정치적이나 종교적인 동기보다는 순수한 오락과 개인적인 만족을 위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더욱 충격을 줍니다. 마치 사격장이나 아프리카 사파리를 방문하듯, 이들은 생명을 앗아가는 행위를 하나의 레저 활동처럼 생각했던 겁니다.

논란과 반론의 목소리

물론 이러한 주장에 대한 반론도 있습니다. BBC 보도에 따르면 당시 사라예보에 주둔했던 영국군 관계자들은 수많은 검문소 때문에 외국인들이 민간인 저격을 시도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려웠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세르비아 참전용사들도 이러한 주장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죠. 과거에도 유사한 의혹이 여러 차례 제기되었지만, 구체적인 증거 부족으로 흐지부지된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1992년 러시아의 극우 민족주의 작가 에두아르드 리모노프가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도자 라도반 카라지치의 안내를 받아 기관총으로 사라예보 시내를 향해 난사하는 장면이 공개된 사례도 있습니다. 이처럼 상반된 주장들이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이탈리아 검찰의 수사 결과에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30년 만의 진실 규명

이번 수사가 의미 있는 것은 단순히 과거 사건을 재조명하는 것을 넘어, 전쟁 중 벌어진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책임을 묻는 첫 번째 공식적인 시도라는 점입니다. 가바체니 작가는 이탈리아인뿐만 아니라 독일인, 영국인, 프랑스인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참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현재 관련 이탈리아인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충분한 증거가 확보되면 본격적인 기소에 나설 계획입니다. 30년 동안 잊혀졌던 이 끔찍한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지, 아니면 또다시 막연한 의혹으로 남을지, 앞으로의 수사 진행이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