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르그섬 선적이 멈춘 지 일주일 넘었다
미국의 고강도 해상봉쇄가 이란 원유 수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습니다. 지난 7월 31일부터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를 담당하는 하르그섬 터미널의 선적 작업이 전면 중단된 것으로 확인되었는데요. 위성 사진과 해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주요 하역시설이 비어 있고 대기 중인 유조선 수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실제로 7월 중순 이후 이란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이 페르시아만을 빠져나간 사례가 거의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단순한 경고가 아닌 물리적 차단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이번 봉쇄의 여파는 국제 유가에도 즉각 반영되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83달러 선을 돌파하며 상승세를 보였는데요. 에너지 시장은 이번 사태가 단기적 공급 차질을 넘어 지정학적 리스크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저장 공간 부족에 생산량까지 줄였나
봉쇄가 계속되면서 이란 내부에도 이상 신호가 포착되고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수출이 막히면 저장시설에 원유가 급증해야 하는데, 하르그섬의 저장 탱크에 유가 빠르게 쌓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는 저장 공간 부족을 우려한 이란이 원유 생산량 자체를 줄였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생산 감축은 단기적 손실을 넘어 장기적인 유전 관리에도 부담을 주는 조치라 의미가 큽니다.
물론 이란이 완전히 손을 놓은 건 아닙니다. 휴전 기간에 출항했던 유조선 26척을 말레이시아 해역으로 보내 중국 측과의 거래를 이어가며 당분간 수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규 유조선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조차도 한계가 명확해 보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팽팽한 긴장
경제적 타격이 커지고 있음에도 이란의 협상 태도는 쉽게 휘청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지정학적 우위를 바탕으로 상당한 수준의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며 대외 협상력을 유지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봉쇄 사태가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닌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전략적 대결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완전한 교착 상태만은 아닙니다. 이란과 오만이 새로운 항로 좌표에 합의하며 최종 단계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족스러운 합의가 이루어지면 미국이 해상 봉쇄를 해제하고 원유 제재 면제를 복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앞으로 양국 간의 협상 결과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 여부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향방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