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시스템 복구 난항과 데이터 유실 비상
지난 9월 26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수많은 공공 행정 시스템이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화재 발생 17일이 지난 10월 12일 기준으로, 전체 709개 시스템 중 260개, 약 36.7%만이 정상화된 것으로 집계되며 복구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중요도가 높은 1등급 시스템의 복구율은 75%에 달하지만, 다른 등급 시스템들의 복구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국민 생활과 직결된 서비스 정상화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번 화재는 무정전 전원장치(UPS)용 리튬이온 배터리 이전 작업 중 안전 절차 미준수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려졌습니다. 화재 피해가 가장 컸던 5층 7-1 전산실뿐만 아니라 인접한 7전산실과 8전산실까지 분진과 연기 피해를 입으면서 복구 작업에 복합적인 어려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현재 7전산실은 심한 분진 피해로 스토리지 장비 복구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으며, 7-1 전산실은 공주센터의 백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복구가 진행 중입니다. 8전산실은 전기 공급이 재개되었으나, 7전산실 장비와의 연계성 때문에 즉각적인 시스템 정상화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더욱이 이번 사태는 단순한 시스템 장애를 넘어 심각한 데이터 유실 문제까지 야기했습니다. 공무원들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G드라이브'에서는 8년치 데이터가 소실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온나라시스템에서는 약 하루치, 기획재정부 누리집에서는 일주일가량의 데이터가 유실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정부는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백업 데이터를 활용한 복구 작업을 병행하고 있지만, 데이터의 완전한 복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기존 복구 인력에 더해 제조사 인력 80여 명을 추가 투입하고, 5층 7-1 전산실 시스템 20개를 대구 분원으로 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한, 대전센터 내 다른 전산실로 이전하거나 신규 장비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복구 속도를 높이기 위해 민간 클라우드사와의 협력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윤호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안전, 보안, 신뢰를 3대 원칙으로 삼아 복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으며,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내로남불'로 규정하며 정부의 대응 부실을 질타하고 책임 있는 행정을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복구 작업의 더딘 속도와 데이터 유실 문제로 인해 국민적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습니다. 특히 민간 기업과 비교했을 때 정부 시스템의 재해복구(DR) 체계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는 지적과 함께, 예산 삭감으로 인한 이중화 시스템 구축 지연 등이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이 재난 발생 시에도 서비스 중단을 막는 '액티브-액티브' 방식의 데이터센터 운영이나 업무연속성계획(BCP)을 법제화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국가 중요 정보 시설의 안전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실효성 있는 재해복구 시스템 구축과 충분한 예산 확보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향후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이번 화재 원인과 정부의 대응, 재발 방지 대책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