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 욕조 허가' 10일 만에 재검토...청년 주거 정책 '탁상행정' 논란

뉴헤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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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수정 · 2026년 8월 23일 오후 10:15

발행: 2026년 8월 23일 오후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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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고시원 내 욕조 설치를 허용하고 책상 설치 의무를 폐지하는 개정안을 내놓았으나, 청년층의 거센 반발로 행정예고 열흘 만에 재검토에 들어갔습니다. 좁은 고시원의 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이라는 비판과 함께, 앞서 논란이 된 폐버스 주택 제안까지 맞물리며 정부와 정치권의 청년 주거 정책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고시원에 욕조를 들인다고?

국토교통부가 최근 고시원 내 책상 설치 의무를 없애고 욕조 설치를 허용하는 건축기준 개정안을 내놓았습니다. 1인 가구의 주거 현실을 반영하고 규제를 완화한다는 취지였는데요. 하지만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청년층을 중심으로 거센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결국 국토부는 행정예고 열흘도 채우지 못한 채 해당 규정을 전격 재검토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좁은 고시원 방 안에 욕조가 놓인 가상 이미지가 퍼지며 풍자의 대상이 되었고, 정부의 주거 정책이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꼭혔습니다.

좁은 방의 습기와 월세 걱정

고시원은 원래 학습 시설의 성격이 짙은 곳입니다. 하지만 주거난이 심화하면서 많은 청년들이 불가피하게 이곳을 거처로 삼고 있는 게 현실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대안은 좁은 방에 욕조를 설치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규제 완화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다만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고시원 특성상 욕조 설치는 습기와 곰팡이 문제를 키울 수밖에 없습니다. 더 큰 우려는 욕조 설치 비용이 결국 월세나 보증금 상승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시설 허용이 아니라 적정한 주거비와 제대로 된 주거 공간이라는 점에서, 이번 정책은 수요자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폐버스와 욕조, 설익은 대안 너머

이번 논란은 앞서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제안한 폐기 버스를 개조한 청년 임시 주택, 이른바 폐버스 하우스 논란과 맞물리며 더욱 커졌습니다. 정치권이 청년 주거난을 질 낮은 임시 거처로 해결하려 한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고, 결국 황 의원은 사과를 남겼습니다.

사실 청년 주거 문제의 본질은 높은 임대료와 주택 공급 부족에 있습니다. 정부 역시 청년 월세 상시 지원과 공공임대 확대를 약속한 바 있는데, 이번처럼 고시원을 주거 대안으로 포장하려는 시도는 기존 약속과도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무조정실은 청년정책 플랫폼에 주거 제안 창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많은 이들은 정책 입안 과정에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조금 더 일찍 들었더라면 이런 논란 자체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