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으로 맞잡은 자금과 야심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와 그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의 합병이 임박했습니다.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발표될 수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합병 후 기업 가치는 최대 20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 합병의 가장 직접적인 배경은 xAI가 맞닥뜨린 심각한 자금 부족 문제입니다. 지난해 9개월 동안만 약 13조 8천억 원을 소진하며 빠르게 현금을 태워온 xAI에게,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며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스페이스X는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머스크는 합병이 단순한 자금 수혈을 넘어, ‘지구상 및 지구 밖에서 가장 야심 차고 수직 통합된 혁신 엔진’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갖춘 완전체 기업으로 변모하는 구글, 오픈AI 등 AI 선두 기업들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읽힙니다. 스페이스X는 IPO를 통해 최대 500억 달러(약 670조 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 돈은 xAI의 막대한 AI 연구 개발 비용을 감당하는 데 쓰일 전망입니다.
AI의 미래를 우주에 묻다
이번 합병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머스크가 AI 인프라 구축의 새로운 전장으로 ‘우주’를 지목했기 때문입니다. 스페이스X는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무려 100만 기의 위성 발사 허가를 신청했는데요, 이 위성들이 바로 우주 궤도에 떠 있는 ‘데이터센터’가 되는 구상입니다. 지상 데이터센터가 직면한 전력 수급 문제와 막대한 냉각 비용, 입지 선정 갈등에서 벗어나기 위한 획기적인 대안이죠.
우주 공간은 24시간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고, 진공 상태를 이용해 물 없이도 효율적인 냉각이 가능합니다. 머스크는 이 같은 환경을 활용해 100기가와트(GW) 규모의 AI 컴퓨팅 전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미 스타클라우드 같은 스타트업은 엔비디아 GPU를 탑재한 위성을 발사해 우주에서 AI 모델을 구동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머스크는 2~3년 안에 우주가 AI 연산력을 가장 저렴하게 생산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는 모습입니다.
생태계 확장과 주가의 변주곡
이 같은 대형 합병 소식은 머스크의 다른 주요 자산인 테슬라와 관련된 다양한 전망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스페이스X와 xAI 합병사가 테슬라와도 합칠 가능성을 점치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배터리 기술과 옵티머스 로봇이 우주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저장 및 유지보수에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거죠. 웨드부시 증권의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통합이 이루어질 경우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2조 달러에서 3조 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는 ‘성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스페이스X에 4100억 원 이상을 투자한 국내 증권사 미래에셋증권의 주가는 이번 합병설에 힘입어 24% 이상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시장의 기대감이 컸던 셈인데요. 하지만 모든 관점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3사가 통합될 경우 테슬라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퓨처펀드의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기업 가치 평가 차이를 지적하며, 만약 테슬라가 스페이스X를 인수한다면 신주를 35% 가량 추가 발행해야 할 수 있어 기존 주주들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머스크의 거대한 야심이 실제로 어떤 형태로 구현될지, 그리고 그 파장이 얼마나 클지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