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을 삼킨 39초의 공포
2026년 6월 24일, 베네수엘라 북부에서 규모 7.2와 7.5의 강진이 39초 간격으로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특히 규모 7.5 지진은 TNT 약 1억 8천만 톤에 해당하는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했는데요. 이른바 '가장 큰 수소폭탄'보다 5배 이상 강력한 충격이었습니다. 진원 깊이가 10~13km로 얕아 지표면에 진동이 고스란히 전달되었고, 두 번째 강진이 첫 번째 충격으로 약해진 건물들을 덮치면서 피해는 극대화되었습니다. 현재 사망자는 920명, 부상자는 3,360명으로 집계되었으며, 실종자는 5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유엔 국제이주기구는 수도 카라카스 주민 200만 명을 포함해 최대 676만 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멈춰버린 국가와 막힌 구호망
베네수엘라는 이미 극심한 빈곤과 경제 제재, 그리고 정치적 혼란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인구 3천만 명 가운데 2천만 명 이상이 빈곤 상태에 놓여 있었고,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 수감 이후 출범한 임시 정부는 반년이 채 되지 않은 불안정한 체제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 지진은 국가 기간시설을 도미노처럼 무너뜨렸습니다. 발전소가 멈추면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고, 정유소와 항구, 공항까지 마비되었습니다. 특히 라과이라 항구는 전면 폐쇄되었고, 관문 공항도 운항이 중단되어 구호 물자 수송과 부상자 이송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당연히 구조 장비와 인력이 부족한 현장에서는 주민들이 맨손으로 잔해를 파헤치는 절망적인 모습까지 이어졌습니다.
국제 연대와 남은 과제
재난의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사회는 신속하게 구조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칠레, 멕시코, 엘살바도르, 도미니카공화국 등 여러 나라가 전문 구조대와 의료진을 급파했고, 유엔은 카라카스에 중앙지휘본부를 설치해 통합 대응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한국에서도 JYP엔터테인먼트가 월드비전을 통해 3억 원의 긴급 구호금을 전달했으며, 주베네수엘라한국대사관과 한인회는 현지에 마스크와 의약품, 식료품을 직접 전달하며 피해 복구에 동참했습니다. 하지만 여진이 214차례 이상 이어지고 있고, 전문가들은 향후 1년 이상 여진이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사실 전력과 물류망이 회복되지 않는 한 구호 활동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단기적인 구조를 넘어 장기적인 지원과 인프라 복구가 시급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