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km 들린 굉음과 멈춰선 공항
인도네시아 순다해협에서 시작된 아낙 크라카타우 화산의 분화가 인근 항공망을 마비시켰습니다. 화산재가 최대 15km 상공까지 치솟으면서 자카르타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을 포함한 주요 공항 6곳이 일시 폐쇄되었는데요. 이로 인해 200여 편의 항공기가 결항하고 수만 명의 승객이 공항에 발이 묶이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교통부는 안전을 이유로 공항 폐쇄를 추가 연장했으며, 항공사들에게 무리한 운항을 강행하지 말라고 강력히 경고했습니다. 사실 이번 분화는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4일 밤부터 시작된 화산 활동은 700km 밖에서도 들릴 정도의 굉음과 함께 상황을 급변시켰고, 소방 당국은 도로에 쌓인 화산재를 치우는 등 후속 조치에 나서고 있습니다.
안전과 수익 사이의 선택
화산재가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항공기 엔진 결함과 시야 확보 문제가 심각해졌습니다. 이에 인도네시아 교통부는 수익성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운항을 통제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두디 푸르와간디 교통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기상 및 화산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스케줄 준수를 위해 무리하게 운항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공항에 고립된 승객들의 불편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수카르노-하타 공항에서만 2만 2천여 명이 피해를 봤고, 싱가포르 항공을 비롯한 다수 항공사가 노선을 전면 취소했습니다. 다행히 공항 운영사는 식사와 다과 제공, 호텔 이동 버스 운행 등 긴급 지원에 나섰고, 정부는 케르타자티 등 대체 공항을 지정해 항공 교통 마비를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잠재적 위협과 지역 사회의 긴장
아낙 크라카타우는 이미 치명적인 역사를 간직한 화산입니다. 1883년 크라카타우 대폭발로 3만 6천여 명이 사망했고, 2018년 12월에는 해저 산사태로 쓰나미가 발생해 429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런 과거의 참사 때문에 이번 분화에 대한 지역 사회의 긴장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입니다.
현재 인도네시아 당국은 기상기후지질청과 화산관측청 등 유관 기관과 24시간 핫라인을 운영하며 화산재 확산 추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도 현지 교민과 여행객에게 외출 자제와 마스크 착용을 당부했는데요. 수하리안토 국가재난관리청장은 충분한 강우가 내리면 화산재가 씻겨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추가 분화 가능성이 여전히 제기되는 만큼 당분간은 안전 중심의 대응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