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LG가 거의 동시에 미래 생산 현장을 바꾸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한쪽은 건설 현장을 공장처럼 찍어내는 방식으로 바꾸려 하고, 다른 한쪽은 사람처럼 두 발로 걷는 로봇을 내년에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이제는 단순한 기계 도입을 넘어, 설계와 시공, 유지관리 전체를 데이터와 AI로 엮으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건설 현장을 공장처럼 만드는 M·A·P
삼성물산이 추진하는 'M·A·P' 전략은 모듈러, 자동화, 플랫폼 세 가지를 핵심으로 합니다. 공장에서 벽이나 구조물을 미리 만들어 현장에서는 조립만 하는 모듈러 방식으로 공사 기간을 줄이고 품질을 균일하게 맞추는 게 목적인데요. 여기에 AI와 로보틱스를 접목해 위험한 작업은 기계가 대신하고, 디지털 트윈으로 모든 공정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플랫폼까지 구축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은 이 세 축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동시에, 개발과 실증, 사업화를 하나의 공동 TF로 묶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기술이 현장에 머무르지 않고 빠르게 사업 모델로 전환될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든 겁니다.
LG와 엔비디아가 그리는 휴머노이드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최근 미국 본사에서 다시 만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확정했습니다. 내년 1분기에 선보일 예정인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은 이번 만남의 핵심 성과물인데요. 바퀴 대신 두 다리로 서고 걸을 수 있는 이 로봇은 엔비디아의 AI 학습 플랫폼 '아이작 그루트'와 온디바이스 연산용 '젯슨 토르'를 탑재합니다. LG전자의 액추에이터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LG이노텍의 센싱 모듈, LG디스플레이의 곡면 디스플레이까지 그룹 역량이 총집결됐습니다. LG의 정밀 부품 기술과 엔비디아의 AI 소프트웨어가 만나,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스스로 학습하고 움직이는 지능형 로봇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혁신이 현장에 자리 잡기까지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모듈러 공법이나 휴머노이드 로봇 모두 초기 도입 비용이 크고, 실제 작업 환경에서의 안정성도 충분히 검증되어야 하는데요. 하지만 국내 대표 기업들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넘나들며 생산성과 안전을 동시에 잡으려는 시도는 분명 의미 있는 방향입니다. 앞으로 몇 년간의 상용화 과정이 얼마나 현실성 있게 진행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