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뒤 찾아온 불볕더위
기상청이 전국 장마 종료를 공식 선언한 뒤, 혹독한 무더위가 시작되었습니다. 7월 25일과 26일을 기점으로 남부와 중부의 장맛비가 그치자마자 전국적으로 폭염특보가 확대되었는데요. 특히 영남 지역은 낮 기온이 39도에 육박하며 올여름 들어 가장 위험한 수준의 더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받아들여 폭염 재난 위기 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습니다. 행정안전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즉시 가동되어 범정부 차원의 대응에 나섰는데요. 이는 호우 중대본이 종료된 지 불과 사흘 만에 내려진 조치로, 당국의 긴장감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전국 14개 지역에는 2008년 제도 도입 이후 18년 만에 신설된 최상위 단계인 '폭염중대경보'도 발효되었습니다.
39도를 넘나든 영남의 뜨거운 공기
이번 폭염의 심장부는 단연 영남 지역입니다. 대구 신암동은 39.2도, 경북 경주는 39.1도를 기록했으며, 경남 양산의 아스팔트 온도는 60도에 육박했습니다. 건강한 성인에게도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인데요. 이로 인해 전국적으로 1,399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하고 8명이 숨지는 등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극한 더위의 이면에는 '이중 열돔' 현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한반도를 위아래로 덮으면서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죠. 영남 지역은 여기에 산맥을 넘어온 고온건조한 바람과 지형적 효과까지 더해져, 다른 곳보다 더 뜨거운 공기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반대로 중부지방에는 소나기가 내리는 곳도 있지만, 비가 그친 뒤 높은 습도로 인해 오히려 후텁지근한 체감 더위만 남겨뒀습니다.
당분간 지속되는 극한 더위
앞으로의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기상청은 8월 상순까지 폭염과 열대야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보했는데요. 특히 주 후반에는 중국 내륙의 뜨거운 바람이 유입되면서 '열돔' 현상이 더욱 강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서울의 한낮 체감온도는 35도 안팎, 밤사이에도 30도에 육박하는 열대야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영남 지역은 장마 기간 강수량 부족과 폭염으로 인한 증발로 가뭄까지 겹치고 있습니다. 대구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운문댐의 저수율은 27.9%까지 떨어져 심각 단계에 진입했죠. 정부는 물과 그늘, 휴식이라는 3대 수칙 준수를 거듭 당부하며, 낮 시간대 야외 활동 자제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태풍이나 저기압 같은 변화가 찾아오지 않는 한, 이 불볕더위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