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과 같았다는 주장, 법원은 달리 봤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채용형 인턴 출신 직원들이 정규직과 차별받았다며 낸 소송에서 패소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인턴 기간에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는데요. 성과급과 복지포인트를 받지 못한 것이 위법한 차별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소송을 낸 사람은 인턴을 거쳐 정규직으로 입사한 2천여 명입니다. 이들은 2023년 11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인턴 시절 정규직 신입과 사실상 같은 일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80% 급여, 빠진 성과급
한수원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기획재정부의 청년인턴제 운영계획에 따라 채용형 인턴제도를 운영했습니다. 인턴에게는 정규직 신입사원 급여의 약 80%가 지급됐고, 기본상여금과 경영성과급, 복지포인트는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가 주목한 건 사내 업무시스템 접근 권한이었습니다. 인턴은 원칙적으로 시스템 사용이 불가능했고, 관련 데이터와 권한 부여에서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업무 환경 자체가 달랐던 만큼 정규직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업무를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제출된 증거만으로 차별적 처우를 입증하기에도 부족했습니다.
시효라는 벽
법원은 또 다른 이유도 들었습니다. 노사협의회에서 임금 차별 문제가 논의된 점은 인정했지만, 직원들이 2018년 12월에 차별적 처우를 인식한 것으로 봤습니다.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3년인데, 소송은 2023년 11월에 제기됐으니 시효가 이미 지난 셈입니다.
결국 이번 판결은 임금 격차만으로 위법한 차별이 성립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실제 수행한 업무의 동일성, 처우 차이에 대한 합리적 근거, 소송 제기 시점이 함께 따져져야 한다는 의미인데요. 채용형 인턴을 둘러싼 유사 분쟁에서도 같은 기준이 적용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