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적 밀당의 한복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적극적인 러브콜에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대신 최선희 북한 외무상을 러시아로 파견해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을 성사시키며 러시아와의 관계를 한층 강화하는 모습입니다. 이런 북한의 선택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대한 북한식 답변으로 읽힙니다.
지난 27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북러 관계가 계획대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김정은 위원장에게 안부를 전달했습니다. 최 외무상도 김 위원장의 "가장 뜨거운 동지적 인사"를 전하는 등 양국 간의 특별한 관계를 과시했죠. 크렘린궁은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에 대해 "아직 발표할 내용 없다"고 밝혔지만, 양국 관계가 더욱 밀착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러시아 카드로 협상력 높이기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 기간 중 "김정은 위원장이 연락하면 만날 것"이라고 밝히며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그는 대북 제재 완화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심지어 방북 가능성까지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오히려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과 외교적 지지를 강조하며 협상 테이블에서의 지위를 높이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최선희 외무상은 벨라루스에서 열린 유라시아 안보 국제회의에서 "북한은 유라시아 대륙을 위협하는 모든 요소에 대비하고 있다"고 선언했습니다. 특히 미국과 동맹국들의 군사 훈련 강화와 북한 겨냥 핵무기 사용 시나리오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죠. 북러 양국은 한반도 긴장 고조의 원인이 미국 측에 있다고 공동으로 비판했습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의 군사 지원 이후 더욱 깊어진 양국 관계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트럼프의 고립된 외교 전략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적극적인 접근은 미국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낳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의 성급한 대화 시도가 한미 동맹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무역 협상에서 보여준 방식처럼 동맹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조처는 거의 다 마쳤으며, 이제 김정은 위원장의 결심만이 남아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최선희 외무상을 러시아와 벨라루스로 보내는 외교 행보는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고 있죠. 설문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올해 안 만남 가능성을 27%만이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향후 전망과 쟁점
북한의 러시아 밀착 행보가 단순히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인지, 아니면 북미 대화 자체를 포기하려는 신호인지에 따라 향후 한반도 정세가 결정될 전망입니다. 북한이 러시아의 지지를 바탕으로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크렘린궁 대변인의 "러시아와 북한의 우정과 파트너십을 더욱 발전·강화하는 계획을 논의했다"는 발언은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더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려는 계산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은 한편으로는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대화의 여지를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하노이 회담 결렬의 경험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