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만에 바뀐 판
북한이 지난달 29일 무인항공기술발전 전시회에서 대형 스텔스 드론과 자폭 드론의 타격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감시초소를 본뜬 목표물을 들이받는 장면도 있었죠. 그로부터 나흘 뒤인 11월 2일, 국방부는 경기 포천에서 국방드론본부 창설식을 열었습니다. 북한의 드론 과시가 조직 개편의 방아쇠가 된 셈입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2023년 9월 출범한 드론작전사령부를 3년여 만에 해체한 것입니다. 드론사는 창설 때부터 임무 중복 논란에 시달렸고,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과 비상계엄 사태가 얽히며 존폐 기로에 섰습니다.
방향은 '작전은 각 군, 정책은 본부'입니다. 작전 통솔권은 육·해·공군과 해병대에 넘어갔고 전체 지휘는 합동참모본부가 맡습니다. 새 본부는 작전개념 발전과 소요기획, 상용 드론 인증체계 구축을 담당하고, 구매 계약과 품질인증은 방위사업청 소관으로 남았습니다.
280명에서 100명으로
조직은 대폭 줄었습니다. 정원 280명이던 드론사 본부는 100명 규모로 3분의 1 수준이 됐고, 대신 영관급 이상 비율은 17%에서 50%로 뛰었습니다. 몸집은 줄이고 전문성은 높인 겁니다. 작전 인력이 빠지면서 현장 대응력이 약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같은 날 국무총리 소속 국가 드론·대드론 전략 추진단도 출범했습니다. 임기근 국무조정실장이 단장을 겸임하고 20여 명이 참여해 지난 6월 발표한 대전환 전략 이행을 총괄합니다.
전문가 시선은 엇갈립니다. 임철균 전문연구위원은 자율적 작전 수행이 가능해진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작전 범위가 전략 수준에서 작전적 수준으로 좁아지고 육군 드론 작전과 공군 항공 작전이 충돌할 위험을 짚었습니다.
8년과 18개월 사이
가장 큰 숙제는 속도입니다. 우리 군의 드론 도입 소요는 평균 8년으로 우크라이나의 18개월과 큰 차이를 보입니다. 국방부는 드론·AI 분야에 2년 이내 신속 획득 절차를 도입하고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술 검증도 난관입니다. 지난 8월 중형 자폭 드론 해상 전투실험에서는 투입된 2대가 모두 발사 직후 추락했고, 국방부 시연에서도 17건 중 6건이 실패했습니다. 국내 드론 기업 70% 이상이 중국산 부품을 쓰는 점도 보안 문제로 꼽힙니다.
계획은 큽니다. 2030년까지 저비용 드론 2만 대를 확보하고 K-루카스도 전력화한다는 목표입니다. 다만 수입산 일부를 빼면 국내 기술로 전력화한 공격형 드론이 사실상 없습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실효적인 목표 설정과 함께 우크라이나전 실전 경험이 있는 외국군에서 운용 기술을 전수받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