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오픈런과 좁아지는 문턱
은행권의 대출 문턱이 크게 높아지면서 대출을 구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바빠졌습니다.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신용대출 규제까지 강화되자, 한도 축소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이른바 대출 오픈런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신한은행은 비대면 신용대출의 일일 접수량을 제한하는 선착순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인터넷은행들도 대폭 한도를 줄이며 대응에 나섰는데요.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대폭 축소했고, 케이뱅크는 아예 신규 판매를 중단했습니다. 결국 자금 조달 통로가 막힌 실수요자들의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입니다.
37조 원 마이너스통장과 풍선효과
문제의 핵심에는 마이너스통장의 구조적 위험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약 37조 원에 달하는데요. 고객 유치를 위해 시중은행보다 높은 한도를 설정해 온 인터넷은행들은 빚투의 통로로 지목받았습니다. 카카오뱅크의 최고 한도가 국민은행보다 9000만 원이나 높았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1금융권 규제로 인해 자금 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밀려나는 풍선효과도 뚜렷해졌습니다. 지난달 보험과 여신전문회사,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커진 것이 이를 방증합니다. 이처럼 대출 수요가 비은행권으로 이동하는 현상은 가계부채 관리의 사각지대를 우려하게 만듭니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딜레마
금융당국은 비상 관리체계를 가동하며 관리 목표를 어긴 금융사들을 소환해 강도 높은 관리를 주문했습니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주택담보대출 확대 가능성과 신용대출의 변동성 위험을 경고하며 자율관리 강화를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은행권의 처지도 딱한 것이, 이미 약정된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임의로 깎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소환된 은행들은 마이너스통장 한도 감액 대신 다른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잔액을 조절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당국도 마이너스통장의 구조적 한계를 인정하며 개별 은행의 자율적 관리 전략 수립을 강조했는데요. 가계부채 관리라는 명제 앞에 은행들이 어떤 해법을 찾아낼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