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의 장녀가 찾은 LG 데이터팩토리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미국에서 업무협약을 맺은 지 불과 닷새 만에, 황 CEO의 장녀인 매디슨 황 수석이사가 서울 양재의 LG 데이터팩토리를 직접 찾았습니다. 류재철 LG전자 CEO와 현신균 LG CNS 대표,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 등 그룹 최고경영진이 함께한 이번 회동은 양사가 로보틱스 사업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자리였습니다. 이번 방문은 단순한 예의가 아니라, 실제 사업 추진을 위한 실무 협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LG 데이터팩토리는 연면적 1만㎡ 규모로,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실제 가정과 공장 환경을 그대로 재현해놓은 로봇 훈련소입니다. 이곳에서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클로이드(CLOiD)'는 청소와 빨래 같은 가사는 물론,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의 부품 운반·적재 작업까지 연습하고 있습니다. 매디슨 황 수석은 이 광경을 보며 "굉장하다"는 찬사를 보냈고, 현장의 데이터 인프라 규모에 놀라움을 표했습니다.
12년치 데이터를 모으는 이유
로봇이 사람처럼 움직이려면 방대한 학습 데이터가 필수적입니다. LG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최신 기술을 전면 도입했습니다. 옴니버스로 가상 훈련장을 만들고, 코스모스로 실세계 데이터를 학습하며, 아이작으로 움직임을 검증하는 방식입니다. 이처럼 실제 데이터와 가상 데이터를 결합하는 '데이터 플라이휠'이 돌아가면서 로봇은 점점 더 똑똑해지는 구조입니다.
양사는 올해 연말까지 총 10만 시간, 즉 약 12년 치에 해당하는 학습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입니다. 이 방대한 데이터는 단순히 양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제조 현장의 숙련공 노하우를 데이터화하고, 이를 엔비디아의 AI로 증폭·합성해 고품질 학습 자료로 만드는 과정이 핵심입니다. 데이터팩토리에는 수백 대의 로봇이 투입될 예정이며, LG CNS의 물류 자동화 솔루션과 LG이노텍의 로봇 손 학습 공간까지 그룹 역량이 총결집되고 있습니다.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
이번 협력의 궁극적인 목표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지능을 좌우하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을 고도화하는 것입니다. RFM이 정교해질수록 로봇은 더 복잡한 환경에서도 자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기존 산업용 로봇을 넘어 가정용 로봇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글로벌 로보틱스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사실 이런 움직임은 LG전자의 조직 변화에서도 확인됩니다. 최근 CEO 직속으로 로보틱스사업센터를 신설해 전사적 추진 체계를 마련했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역량을 키우고 있습니다. 류재철 CEO는 원 엘지 시너지와 글로벌 파트너 협업을 기반으로 피지컬 AI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양사의 협력이 구체적인 제품과 서비스로 이어질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