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자산 이동, 왜 빨라졌나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6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의 금융자산 구성이 빠르게 재편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예·적금 비중은 2024년 36.2%에서 올해 28.3%로 7.9%포인트 줄어든 반면, 국내외 주식과 ETF 비중은 15.0%에서 21.1%로 6.1%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가상자산 비중도 3.5%까지 확대되며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뚜렷해졌습니다.
자산을 맡기는 금융기관에서도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시중은행 예치 비중이 45.6%에서 43.1%로 내려간 반면, 증권사 비중은 22.6%에서 28.6%로 6.0%포인트 뛰었습니다. 향후 1년 안에 가입하고 싶은 상품으로 국내 주식·ETF(42.1%)를 꼽은 응답이 가장 많아, 이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1인 가구가 800만 가구를 넘어서며 하나의 시장으로 자리 잡은 만큼, 자산 트렌드 변화의 파급력도 커지고 있습니다.
빚투와 월세, 위험 신호 켜졌다
자산 이동 이면에는 '빚투' 현상 확산이 있습니다. 대출을 보유한 1인 가구 중 34.0%가 대출금으로 금융상품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고 답해 2년 전보다 5.2%포인트 늘었습니다. 현재 대출 자금으로 운용 중인 비중도 11.3%에서 15.5%로 높아졌고, 평균 투자 금액은 약 3,000만 원에 달합니다. 남성의 빚투 경험률(42.4%)은 여성(21.7%)의 두 배에 가깝고, 특히 20대 남성에서는 49.6%가 해당 경험을 보고할 정도로 공격적인 레버리지 투자 성향이 확인됐습니다.
주거비 부담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1인 가구의 48.8%가 월세에 거주하며, 전세 비중은 30.0%에서 23.4%로 6.6%포인트 급감했습니다. 월세를 제때 내지 못한 응답자도 10.7%로 늘었고, 50대 남성의 경우 25.6%가 연체를 경험해 취약 계층의 주거 불안정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수익률이 낮은 예·적금만으로는 자산을 키우기 어렵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투자와 부업을 통해 자산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N잡러로 변하는 생존 전략
본업 외 부수입을 창출하는 'N잡' 참여율도 큰 폭으로 늘고 있습니다. 2022년 42.0%에서 올해 59.6%까지 4년 새 17.6%포인트 증가했고, 20대의 경우 69.1%가 N잡에 나서고 있습니다. 가장 많은 참여 활동은 앱테크가 75.1%로 압도적이었고, 소셜 크리에이터(11.7%), 배달 라이더(5.5%)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N잡을 많이 할수록 재무 관리에 적극적이 된다는 것입니다. 부업이 2개 이상인 응답자 중 33.0%가 자산관리를 잘한다고 답해, 부업이 없는 경우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습니다. N잡은 단순한 수입 보충을 넘어 자산 증식과 자기계발을 연결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