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현장, 재계 인사의 핵심 키워드
최근 주요 재계 그룹들이 단행한 대규모 인사에서 두 가지 키워드가 두드러지게 등장합니다. 바로 **'기술'과 '현장'**인데요. 글로벌 경영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기업들은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 혁신을 주도할 인재와 현장 중심의 실질적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경영진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안정과 변화의 균형을 찾는 인사로 눈길을 끕니다. 노태문 DX부문 대표이사와 전영현 DS부문 부회장의 2인 체제를 공고히 하면서 기존 사업의 안정적 운영을 도모한 반면, 하버드대 박홍근 교수를 SAIT 원장으로 영입하며 미래 기술 연구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특히 윤장현 대표이사를 DX부문 CTO 사장으로 승진시킨 것은 AI 기술과의 시너지 창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으로 읽힙니다.
현장 감각으로 무장한 경영진의 부상
SK그룹과 HD현대는 현장 중심의 인사 행보가 두드러집니다. SK그룹은 법조인 출신 정재헌 CGO를 SK텔레콤 사장으로 기용하며 조직 내실과 AI 사업 도약을 함께 추진하고, SK온과 SKC에는 소재 및 제조업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사장으로 선임했습니다. 이들은 현장 경험과 R&D 역량을 겸비해 실질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인정받은 케이스입니다.
HD현대는 더 과감한 인사 개편을 단행했습니다. 정기선 수석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를 교체하며 한미 조선 협력 강화와 건설기계 부진 극복에 나섰습니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APEC 비즈니스 자문단 참여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는데, 현장의 변화를 직접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경영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AI와 DX, 미래를 여는 기술 전쟁
기술 분야에서는 AI와 디지털 전환(DX)에 대한 투자가 두드러집니다. 삼성전자가 사업지원TF를 사업지원실로 격상시키고 조직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AI 드리븐 컴퍼니'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힌 것은 대표적 사례입니다. SK그룹 역시 '원팀' 체제 강화를 통해 AI 및 디지털 서비스 분야 인력을 보강하고, SKC는 AI 관련 사업 확장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기업들의 기술 투자는 단순한 트렌드 추종을 넘어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되었습니다. 특히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전통적 강점 산업에서도 AI와 DX 없이는 미래 경쟁력을 담보하기 어려워지면서, 관련 인재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불확실성 속에서 찾은 방향성
이번 인사들을 종합해보면, 기업들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기술 혁신과 현장 경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기술만으로는 시장의 실제 니즈를 파악하기 어렵고, 현장 감각만으로는 빠른 기술 변화를 따라가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산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 공급망 재편, 지속가능성 요구, 기술 패러다임 변화 등으로 경영 환경이 예측하기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은 더 유연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직 구조와 인사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번 인사 결과가 각 그룹의 중장기 성장 전략에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