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반도체 산단에 2000만kW 전력 공급...송전망 확축과 주민 수용성이 관건

n동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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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8월 13일 오전 6:19

발행: 2026년 8월 13일 오전 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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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호남권과 용인 반도체 산단에 총 2000만 kW 이상의 전력을 공급하기로 하고 관련 기관과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반도체 팹 조성의 핵심은 전력망 확충 속도에 달려 있으나, 주민 반발과 막대한 지중화 비용이 과제로 남아있어 행정절차 단축과 국가적 재정 지원이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반도체 산단 가동의 숨은 관문, 전력망 확충

정부가 호남권과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에 대형 원전 14기 분량인 총 2000만 kW 이상의 전력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국전력과 협약을 체결하고, 관련 행정절차를 파격적으로 단축하기로 했는데요.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의 성패는 결국 전력을 제때 공급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점에서 이번 협약은 상징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호남권 산단은 2029년부터 첫 공장이 가동될 수 있도록 우선 300만 kW의 전력을 공급받습니다. 이후 단계적으로 확대해 총 600만 kW 이상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용인 산단은 2041년까지 1400만 kW 이상의 전력이 필요한데, 초기 수요는 인근 LNG 발전소 3기로 충당하고 장거리 송전망을 통해 추가 전력을 끌어오기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정부는 SMR과 핵융합 등 7대 미래 성장 동력을 국가 프로젝트로 육성하겠다는 방침도 세웠습니다.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행정 혁신

사실 이번 협약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규모가 커서만은 아닙니다. 과거 평택고덕 산단의 경우 주민 반발과 지자체 협조 미비로 송전망 구축에 최대 21년이 걸렸는데, 이런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이 한 묶음이 되어 소모적 논쟁을 최소화하고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구체적인 약속이 담겼습니다.

문제는 전력 수요가 예상보다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반도체 산단 수요에 더해 2035년까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1840만 kW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체 필요 전력은 최대 3840만 kW까지 치솟을 전망입니다. 하지만 송전망 확충 속도는 발전설비 증가세를 크게 밑돌고 있습니다. 2020년 이후 발전설비는 22.1% 늘었지만 송전선로는 4.4% 증가에 그쳤고, 대표적인 동해안-동서울 초고압직류송전 사업도 계획보다 7년 이상 지연되는 등 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이 큰 상황입니다.

주민 수용성과 막대한 비용 사이의 줄다리기

송전망 확축의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주민 반발입니다. 고압 송전선로가 마을을 가로지르면 부동산 가격 하락과 피해 우려가 제기되기 마련인데요. 정부는 이런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마을 인근 구간의 지중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만 345㎸ 송전선로를 지중에 묻는 작업은 지상 설치보다 비용이 약 8배나 높고, 법률에 따른 지자체 지원금 부담도 적지 않아 국가 재정 투입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전문가들은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한 전담 조직 설치와 명확한 보상 기준 마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지중화를 통해 소송이나 공사 중단으로 인한 시간적, 경제적 비용을 줄이는 편이 장기적으로 더 효율적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반도체 산단의 조기 가동은 결국 공장 건설이 아닌 송전망 구축 속도에 달려 있기 때문에, 정부의 행정 혁신과 지역 사회의 협조가 어우러질 때 비로소 한국 반도체 경쟁력의 미래가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