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액 규모 800억 원 돌파…84만 명이 불이익
국민연금을 성실히 납부한 수급자가 오히려 기초연금을 덜 받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국회예산정책처 조사 결과, 국민연금 수급액과 연계해 감액된 기초연금은 2021년 276억 원에서 지난해 804억 원으로 약 2.9배 급증했습니다. 감액 대상자 역시 같은 기간 38만 9천 명에서 84만 2천 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으며, 1인당 연간 삭감액은 약 7만 1천 원에서 9만 6천 원까지 확대되었습니다. 노후 준비를 위해 보험료를 꼬박꼬박 낸 사람들이 오히려 연금을 깎이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겁니다. 이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노인 빈곤층의 실질 소득을 위협하는 지표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보험료 낸 만큼 연금이 줄어드는 역설
이러한 현상은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연계 감액 제도 때문입니다. 현행법상 국민연금 수령액이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의 150%를 넘으면 기초연금의 최대 50%를 삭감합니다. 국민연금은 가입자가 낸 보험료를 바탕으로 하는 기여형 사회보험인 반면, 기초연금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비기여형 최소 소득 보장 제도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고 수급액이 많을수록 기초연금이 줄어드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결국 보험료를 더 내서 늘린 노후 소득이 기초연금 삭감으로 상쇄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는 국민연금 장기 가입에 대한 동기를 떨어뜨리고 제도 전반에 대한 신뢰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공적연금 체계의 역할 재정립 필요
문제는 고령화 속도를 고려할 때 앞으로 감액 대상자가 더욱 폭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국민연금 제도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장기 가입자와 수급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연계 감액으로 인한 소득 상쇄 효과는 점점 더 커질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관계를 단순한 급여 조정 문제가 아닌 공적연금 체계 전반의 구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기초연금은 최소 소득 보장 기능에, 국민연금은 보험료 기여에 따른 소득 보장 기능에 집중하도록 역할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겁니다. 사실 이런 방향으로의 개편 없이는 성실한 납부자가 불이익을 보는 현상을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구조적 모순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