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이 지나도 가라앉지 않는 물음
2023년 7월 경북 예천의 한 여름밤이었습니다. 수해 실종자를 찾던 중이었고, 입대한 지 넉 달 된 20세 해병대원이 물에 빠져 영면했습니다. 채수근 상병의 순직입니다. 그리고 3년이 흘러 지난 8월 7일, 사건의 책임자로 지목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은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1심과 똑같은 형량이었는데요. 사실상 항소심 재판부가 임 전 사단장의 지휘 과실을 다시 한번 확인한 셈입니다. 재판부는 안전 장비 없이 수많은 대원을 위험한 현장에 투입한 점과, 사고 이후 공보라인을 동원한 책임 회피와 증거 은폐 시도를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인정된 과실과 받아들여지지 않은 항변
서울고법은 임 전 사단장이 수중 수색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제대로 된 금지 조치나 안전 장비 지급을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수색 성과에만 치중한 무리한 지시가 사고의 핵심 원인이라는 겁니다. 다만 육군 작전 철수 지침 위반 혐의 일부는 실질적 작전통제권 행사 증명이 부족하다며 이유 무죄로 뒤집었습니다. 함께 기소된 박상현 전 여단장과 최진규 전 대대장은 금고 1년 6개월, 이용민 전 대대장은 금고 10개월, 장수만 전 중대장은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아 원심이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재판부는 34년간의 군 복무와 재난 현장의 열악한 여건을 참작했지만, 지휘관으로서 도의적 책무를 저버린 점을 결코 가볍게 보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허탈한 유족과 이어질 법적 쟁점
판결 이후 채 상병의 어머니는 현장에서 억장이 무너진다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특검팀이 구형한 징역 5년과 비교하면 형량이 크게 낮다는 거죠. 더불어민주당 역시 참사의 무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솜방망이 판결이라며 특검의 즉각적인 상고를 촉구했습니다. 군인권센터도 낮은 형량에 유감을 표하며 상고 의견서 제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 사건의 최종 마침표는 대법원에서 찍힐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한 젊은 병사의 죽음 뒤에 남은 물음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법정 밖에서는 또 다른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