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돌린 홈플러스, 67개 점포 다시 연다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를 2026년 9월 4일까지 연장하면서 기업은 한숨 돌렸습니다. 지난 13일부터 영업을 중단했던 핵심 점포 67곳이 메리츠금융으로부터 확보한 2,000억 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을 바탕으로 문을 다시 열고 있습니다. 2,000억 원의 긴급 운영자금 확보가 홈플러스에겐 마지노선이었습니다. 이 자금은 상품 대금과 연체된 임대료, 공공요금 등 필수 운영비에 우선 투입되며, 밀린 직원 급여와 입점 소상공인들의 미정산 대금도 순차적으로 지급될 예정입니다.
당연히 현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영업 재개를 앞둔 매장 주변에서는 소비자들의 방문 문의가 늘었고, 협력사들 사이에서도 숨통이 트인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하지만 모든 점포가 정상 궤도에 오르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납품업체는 여전히 미수금 회수를 걱정하며 추가 물품 공급을 망설이고 있어서입니다.
'트레이더조'식 소형화로 승부수 던지나
홈플러스는 이번 위기를 단순한 생존이 아닌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으려 합니다. 미국 유통기업 트레이더조를 모델로 삼아 복층 대형매장을 약 1,000평 규모의 단층 소형 매장으로 축소할 계획입니다. 식품과 자체브랜드 중심의 소형 매장으로 전환하는 전략입니다. 판매 품목도 회전율이 높은 생필품 위주로 재편해 현금 흐름을 빠르게 개선하려 합니다. 온라인 사업은 수도권 16개 점포부터 즉시 재개한 뒤 배송 권역을 단계적으로 넓힐 방침입니다.
반면 비핵심 점포 37곳은 폐점 절차를 밟으며 사업 구조를 대폭 다듬고 있습니다. 본사와 매장 인력도 최소 수준으로 줄이고 나머지는 휴직 상태로 전환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병행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영업 정상화와 인력 감축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직원들과 입점 점주들의 불안은 여전히 가시지 않았습니다. 특히 퇴직정산 대상자들에게는 급여 지급이 또다시 보류되는 사태가 발생해 내부적인 신뢰 회복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1조 원대 부채 소각 논란과 납품사들의 한숨
물론 이번 회생 연장이 순탄한 여정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생 신청 불과 엿새 전에 1조 1,566억 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된 사실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입니다. 이 조치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상환 의무를 피했지만, 홈플러스의 자본은 마이너스 4조 원대로 급락하며 재무 건전성이 극도로 악화되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업계에서는 이것이 대주주의 투자금을 보호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납품업체들의 상황도 녹록지 않습니다. 일부 의류업체는 미수금 수억 원을 받지 못한 채 추가 기획 상품을 떠안았고, 협력사들의 평균 미정산금은 상당한 규모로 집계됩니다. 중소 협력사들이 추가 납품을 재개할지는 홈플러스가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약속을 지키느냐에 달렸습니다. 홈플러스는 9월 4일까지 구조혁신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돌입할 계획입니다. 법원의 숨통 틔워주기가 진짜 회생으로 이어지려면 협력사와 직원, 그리고 소비자들의 불안을 걷어내는 것이 먼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