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핵협상 재개, 진전보다 군사적 긴장이 더해진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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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달 전 수정 · 2026년 2월 7일 오전 5:46

발행: 2026년 2월 7일 오전 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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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이 8개월 만에 오만에서 간접 핵협상을 재개했으나, 이란이 우라늄 농축 중단을 거부하며 진전은 없었다. 미국은 협상과 동시에 추가 제재를 발표했고, 양측은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며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협상 의제 범위를 둘러싼 입장 차이도 좁혀지지 않아, 외교적 해법 모색과 군사적 대립이 병행되는 불안정한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8개월 만에 재개된 협상, 그러나 난관은 여전

미국과 이란이 8개월 만에 핵협상 테이블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6일, 오만 무스카트에서 열린 이번 고위급 회담은 지난해 협상이 중단된 이후 사실상 처음 맞대는 자리였는데요. 다만 미국의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와 이란의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직접 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오만 외무장관이 중재하는 간접 방식으로 진행된 점이 특이했습니다. 이란 측은 회담 직후 “좋은 출발이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지만,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지는 못한 채 후속 회담 개최에만 합의한 상태입니다.

협상 재개와 동시에 미국은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하며 압박 수위를 유지했습니다.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 불법 거래와 연계된 단체와 개인, 선박을 새롭게 제재 대상에 포함시킨 거죠. 이런 ‘협상과 압박’의 이중 전략은 미국이 이란에 완전한 우라늄 농축 중단을 요구하는 가운데, 협상 카드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모습으로 읽힙니다.

협상의 핵심 쟁점, 그리고 좁혀지지 않는 입장 차이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은 단연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입니다. 미국은 이란에 대해 ‘농축제로’, 즉 모든 농축 활동의 완전한 중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이란은 이를 국가 주권에 대한 침해로 보고 단호히 거부하고 있습니다. 아라그치 장관은 협상이 ‘긍정적으로 시작되었다’고 말했지만, 정작 우라늄 농축 중단 요구에는 단 한 치의 양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마찰점은 협상 의제의 범위입니다. 미국 측은 핵 문제와 함께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과 지역 내 불안정 활동까지 논의 대상에 포함시키길 원했습니다. 그러나 이란 측은 오로지 핵 문제에만 집중할 것을 요구하며 다른 사안에 대한 논의를 거부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협상이 결렬된 지점과 거의 동일해, 양측의 근본적인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협상이 단순히 대화 채널을 재개한 수준에 그치고, 실질적 타협점을 찾기에는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입니다.

협상 테이블 뒤편, 고조되는 군사적 긴장

아이러니하게도, 외교적 대화가 재개된 바로 그날 양국은 군사적 긴장을 한층 고조시켰습니다. 미국은 협상이 열리는 오만과 인접한 중동 지역에 항공모함 전단을 배치하는 모습을 공개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더욱이 이번 회담에는 미군 중부사령부 사령관이 참석한 점이 이례적으로 지적됐는데, 이는 미국이 군사적 옵션을 전혀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란 역시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혁명수비대 계열 매체를 통해 호람샤르-4 중거리탄도미사일을 군사시설에 배치한 영상을 공개하며 대응 의지를 과시했습니다. 더욱이 이란 내부에서는 미국과의 충돌 가능성에 대비한 ‘전쟁 개념’ 구상이 공유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군사적 위협과 도발 행위가 병행되고 있는 셈인데, 이는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 자체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불안정성은 중동 지역 국가들 사이에서도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걸프 협력 회의(GCC) 회원국들을 비롯한 주변국들은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이 지역 전체의 전쟁으로 비화될 것을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달 사이 무인기 격추, 선박 나포 시도 등 소규모 충돌이 빈번히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외교적 대화와 군사적 대립이라는 상반된 신호가 동시에 발신되면서, 중동 정세의 향방을 예측하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