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이전 앞두고 파업까지 예고됐습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핵심 금융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방안이 국무회의 안건으로 상정되면서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서울에 남는 기관을 최소화하는 방침을 세웠는데요, 이에 금융 공공기관 노조들은 강경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 노조는 청와대 앞 기자회견을 열었고, 금감원 노조는 직원 1,700여 명의 동의를 받은 반대 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IBK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이전이 발표되면 다음 달 4일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노조가 이렇게 강경한 이유는 인력 유출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감원 내부 조사에서 응답자의 85.6%가 이전 확정 시 이직을 고려하겠다고 답했는데요, 실제로 최근 4년간 퇴직한 직원 481명 가운데 37.4%가 20~40대 실무자였습니다. 핵심 인재들이 대거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결코 과장이 아닌 셈입니다.
1차 이전의 성과는 미미했습니다
이번 이전은 2019년에 마무리된 1차 공공기관 이전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당시 153곳의 기관이 지방으로 옮겨갔지만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기관당 약 9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었음에도 실효성이 낮았고, 2023년부터는 혁신도시 인구가 다시 수도권으로 순유출되는 현상까지 나타났습니다. 막대한 혈세를 들여 이전시킨 기관들이 지역에 뿌리내리지 못한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350여 곳의 추가 이전을 추진하자 단순한 기관 분산 배치, 이른바 나눠 먹기식 접근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업무 효율성 저하와 인재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가경쟁력과 지역균형 사이에서
이번 이전은 정부가 추진해 온 금융허브 정책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서울 여의도를 국제금융허브로, 용산을 국제비즈니스 허브로 키우겠다는 기존 계획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금융정책과 감독기관을 지방에 분산 배치하는 것이 집중과 집적화를 통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시장 대응력에 공백이 생기고 국가 금융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물론 지방 균형발전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기관을 옮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 교통과 교육, 주거, 의료 등 정주 여건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지역 산업 인프라와의 연계성을 정교하게 따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치적 셈법에 따른 무리한 속도전보다는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장기적인 호흡의 전략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