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금융의 도전과 주주의 신뢰, 금융그룹 경영의 두 얼굴

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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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달 전 수정 · 2026년 3월 31일 오전 8:49

발행: 2026년 3월 31일 오전 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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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생산적금융 강화’ 비전을 제시했지만, 고금리와 경기 불확실성으로 여신 증가세가 부진한 모습입니다. 반면 동일 인물은 KB금융지주 회장으로서 99.3%의 압도적 주주 지지로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이는 금융그룹 경영진이 높은 비전과 주주의 신뢰를 받는 동시에, 어려운 환경 속에서 구체적 성과 내기엔 도전받는 이중적 현실을 보여줍니다. 앞으로는 제시된 전략을 실적으로 증명하는 실행력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입니다.

비전과 실적 사이의 간극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는 한편으로는 주주들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다른 한편으로는 제시한 비전을 현실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금융그룹의 임종룡 회장이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그는 ‘생산적금융 강화’를 주요 기조로 내세우며 기업의 실물 투자와 고용을 지원하는 대출 확대에 공을 들여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여신 관련 지표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부진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높은 비전과 구체적 성과 사이에 존재할 수 있는 괴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읽힙니다.

반면, 임 회장은 KB금융지주 회장 직무를 수행하며 주주총회에서 99.3%라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같은 시기 NH농협금융지주의 빈대인 회장도 91.9%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죠. 이처럼 금융그룹 CEO들에게 쏟아진 높은 신뢰는,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안정적인 리더십을 평가받았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특정 그룹에서의 부진한 실적과 주주의 강력한 지지가 공존하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우리금융, 왜 여신이 늘지 않나

임종룡 회장의 생산적금융 강화 기조 아래에서도 우리금융의 총 여신 증가세는 다른 주요 은행에 비해 떨어지는 모습입니다. 올해 3월 말 기준 총 여신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하는 데 그쳤는데, 이는 KB국민은행(15.6%) 등에 비해 낮은 수치죠. 문제는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모두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경우,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불확실성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며 대출 수요 자체가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생산적금융의 핵심 대상인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대출 증가율이 더욱 낮아, 정책의 취지를 살리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가계대출 부문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등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부담과 집값 하락 우려가 맞물리며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감소했습니다. 결국 고금리와 경기 침체 우려라는 외부 환경이 대출 확대라는 경영진의 의지를 압도한 셈입니다. 우리금융은 RWA(위험가중자산) 효율성 개선과 함께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등 다각화된 상품 개발로 돌파구를 찾고자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주주의 신뢰는 무엇을 말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종룡 회장을 비롯한 금융그룹 CEO들이 높은 주주 지지를 받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룹의 기본적인 안정성을 유지한 경영 능력에 대한 평가가 작용했습니다. 임 회장의 경우 KB금융지주에서 디지털 전환과 AI 기반 서비스 개발을 주도하며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한 점이 높게 평가받았을 겁니다. 빈대인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역시 농업 금융 지원 확대와 디지털 플랫폼 강화로 사회적 책임과 고객 서비스 개선을 동시에 추구한 점이 호응을 얻었습니다.

주주의 찬성은 과거 실적에 대한 보상이자,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투표한 결과로 해석됩니다. 단기적인 여신 지표 부진보다는 중장기적인 그룹의 성장 전략과 리더의 비전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죠. 이는 경영 성과를 평가할 때 재무적 지표만이 아닌 전략적 방향성과 리더십에 대한 신뢰도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앞으로의 과제와 전망

두 가지 상반된 평가가 공존하는 현재 상황에서 금융그룹 경영진에게는 명확한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첫째는 제시된 비전을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하는 일입니다. 생산적금융이든 디지털 전환이든, 결국은 실적과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어야 주주의 지속적인 신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대한 민첩한 대응입니다. 고금리, 높은 위험가중자산 부담, 경기 침체 우려 등은 금융사 운영의 기본 조건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러한 도전을 새로운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혁신적 전략이 더욱 절실한 시점입니다.

향후 금융그룹들은 ESG 경영 강화, 디지털 플랫폼 고도화, 위험 관리 효율화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임종룡 회장이 언급한 것처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단기 실적 압박에 휩싸이지 않고 중장기 비전을 꾸준히 실행해 내는 인내와 실행력이 함께 필요할 겁니다. 주주의 신뢰는 그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결승점은 탄탄한 실적과 성장으로 도달해야 하는 만큼, 금융그룹들의 다음 행보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