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예산 10조 삭감 지시 논란, 대통령실 개입 의혹 제기
2024년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과정에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의 개입 정황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당시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R&D 예산을 10조 원으로 대폭 삭감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증언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과학계의 반발과 함께 예산 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R&D 예산 원점 재검토 지시 배경
정부의 R&D 예산 재검토는 2023년 6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기존의 '나눠먹기식' R&D 투자를 지양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에 집중 투자할 것을 주문하며 R&D 예산의 '제로베이스' 재검토를 지시했습니다. 이는 비효율적인 예산 집행을 개선하고 연구 성과의 질을 높이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10조 삭감 지시와 '카르텔' 발언
대통령의 지시 이후, 최상목 당시 경제수석은 2023년 7월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관계자들에게 R&D 예산을 10조 원 규모로 삭감하라는 구체적인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회의 참석자들은 최 수석이 과학계를 '카르텔'로 규정하며 기획재정부(기재부)를 '엘리트'로 칭찬하는 발언을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러한 발언은 R&D 예산 삭감의 근거로 과학계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작용했음을 시사합니다.
'벽돌쌓기' 방식과 대통령실의 개입
최 수석은 기존 예산을 삭감한 뒤, 타당성이 있는 사업부터 하나씩 더해나가는 '벽돌쌓기'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과기정통부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대통령실의 일방적인 개입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대통령실은 처음 R&D 예산을 10조 원으로 잡은 뒤, 이후 17조 4천억 원으로 조정하는 등 최종적으로 21조 5천억 원 수준으로 예산 규모를 확정했습니다. 이처럼 R&D 예산 규모 결정 과정에서 대통령실의 영향력이 상당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정 분야 R&D 예산 증액 의혹
R&D 예산 삭감이 논의되는 와중에도,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바이오 R&D 관련 부처의 예산은 오히려 증액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통령실은 바이오 R&D를 보건 부처 중심으로 재편하고 관련 예산을 1조 원 이상으로 늘리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는 정부 R&D 예산의 전반적인 축소 기조 속에서 특정 분야에 대한 예산 집중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의혹을 낳고 있습니다.
예산 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이권 개입 논란
노종면 국회의원은 이러한 R&D 예산 삭감 시도가 단순한 재정 건전성 확보를 넘어, 예산 결정 과정에서의 '이권 개입' 여부에 대한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과학기술 분야의 예산 결정 권한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보다 기획재정부에 집중되는 현행 구조가 R&D 투자 확대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미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과학기술 발전 위한 거버넌스 재정립 기대
과학기술계는 최근 신설된 과학기술부총리 제도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기획재정부의 과도한 예산 결정 권한을 견제하고, 과학기술계의 목소리를 강화하여 R&D 투자를 확대하고 과학기술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향후 R&D 예산 배분 과정에서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노력이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