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카드 꺼내 든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며 한 발 물러섰습니다. 14일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을 "실패한 국가"라고 규정하면서도, 이란이 신속하고 절박하게 합의를 원한다며 대화 자체에는 열려 있다고 밝혔는데요. 다만 실제 협상에 나설지는 본인이 결정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동안 이란과 대화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강조해온 것과는 결이 다른 대목입니다.
배경엔 치솟는 기름값
입장 변화의 배경에는 양국 간 군사적 충돌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란이 미군 함정을 공격하자 미군이 이란 유조선을 격침했고, 이란이 요르단 내 미군기지를 공습하며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사우디의 동서 송유관이 드론 공격으로 멈춰 서면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110달러에 육박했고, 미국 경유 가격은 사상 처음 갤런당 6달러를 돌파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유가 원인을 이란전이 아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돌렸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으로 연료 생산이 줄었다는 겁니다. 반대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혼란의 근원이 페르시아만의 불안정이라고 맞섰고요.
동맹국 향한 청구서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비용 문제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걸프 지역 석유에 의존하는 국가들이 미군의 선박 안내와 지원 비용을 보전해야 한다는 주장인데요. 미국을 돕지 않은 국가들은 전쟁이 끝나면 배상해야 한다며 한국과 일본의 파병 거부에도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동맹국과 상의 없이 이란전을 시작했고, 호르무즈 봉쇄로 유가가 급등하자 한국과 일본에 군함 파병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SNS를 통한 일방적 요구에 응한 나라는 없었습니다. 이후 한국의 참전 거부를 언급하며 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 규모를 일방적으로 축소하기도 했죠.
양국은 지난 6월 파키스탄과 카타르의 중재로 잠정 합의를 맺었지만, 7월 이란이 호르무즈 통과 선박 3척을 공격하면서 휴전이 깨졌습니다. 이런 행보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계산으로 풀이됩니다. 협상 카드와 비용 청구가 실제 유가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