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수색 난관에 육로로 전환한 현장
네팔 라수와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홍수로 연락이 두절된 한국인 9명을 찾기 위한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의 수색 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사고 발생 엿새째인 8월 31일, 대응팀은 헬기와 드론, 그리고 육로 수색을 병행하며 실종자들의 흔적을 찾았는데요. 하지만 기상 악화와 네팔 군 당국의 운행 허가 지연 등으로 공중 수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색 방식을 신속하게 육로로 전환했습니다.
육로 수색팀은 9명으로 구성되어 31일 오전 카트만두 한국대사관을 출발했습니다. 차우가다와 바훈베시, 라치양을 거쳐 람체를 지나 약 10시간이 걸려 사고 지점에서 30km 떨어진 둔체에 도착했는데요. 이곳에서 드론을 활용한 정밀 수색을 펼쳤으나, 아직 실종자를 발견하지는 못했습니다.
외국 구조 불허하던 네팔, 태도 전환
이번 사고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네팔 당국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입니다. 원래 네팔 정부는 외국 정부의 구조대 투입이나 수색 활동에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는데요. 하지만 이번에 신속대응팀은 네팔 군 당국과 긴밀히 협의해 현장 인근 둔체 지역까지 진출할 수 있었고, 네팔 군의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냈습니다.
이러한 협조 분위기 속에서 우리 정부는 한국 구호대의 정식 파견을 다시 한번 제안하며 파견 준비가 완료되었음을 강조했습니다. 한편, 지난 28일 임명된 박재경 신임 주네팔 대사도 엄중한 상황 속에서 현지에 도착했습니다. 박 대사는 연락이 두절된 국민의 가족들을 직접 찾아 위로하며 비상한 각오로 수색과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빙하 붕괴가 불러온 참사의 현장
이번 홍수는 지난 8월 26일 중국과 네팔 국경 인근에서 빙하 붕괴로 추정되는 현상으로 시작됐습니다. 얼음과 바위, 진흙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면서 다리와 주택이 잠식되었고, 인명 피해도 속출했는데요. 현재까지 903명이 숨지고 외국인 590명을 포함해 약 4,200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다행히 1만 명 이상은 구조되었고, 미국도 360만 달러 규모의 구호 물자를 지원하며 국제적 지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고 현장에서는 생존한 두산에너빌리티 현장소장의 긴박한 증언도 나왔습니다. 그는 당시 사방이 물보라로 뒤덮여 시야가 전혀 확보되지 않았고, 건너편 직원들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서너 시간이 걸렸다고 전했습니다. 이 소장은 현장 지식을 살려 수색팀에 최대한 지원을 제공한 뒤 구조되었으며, 당분간 네팔에 머물며 실종자 수색을 돕기로 했습니다. 대응팀은 네팔 군과 긴밀히 협의하며 수색을 이어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