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파키스탄에서 종전 협상을 시작한 바로 그날, 이스라엘 군용기는 레바논 남부 상공을 날아다녔습니다. 협상 테이블에서는 평화를 논의하는 동안, 현장에서는 공습으로 인한 폭발음이 계속되고 있었죠.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과 그 대리세력인 헤즈볼라에 대한 군사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못박았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평화 협상 시작이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에 제동을 걸지 못하는 '이중 전선'의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협상 테이블 위의 공습
지난 4월 11일, 이스라엘 군은 레바논 남부 나바티예 지역의 크파르시르, 제프타, 툴 등 여러 마을을 공격했습니다. 레바논 보건부 발표에 따르면 이날 공습으로 최소 10명에서 15명이 사망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로켓 발사대와 군사 인프라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는데요. 이 공격은 미국과 이란 대표단이 파키스탄에서 마주 앉은 시간과 정확히 맞물려 진행되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핵 개발 위협과 테러 지원을 근거로 들며, **“이스라엘은 이란과 그 대리세력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헤즈볼라도 바로 이에 맞서 드론과 미사일로 이스라엘 북부의 아드미트 정착촌과 메툴라 지역을 공격하며 맞대응을 이어갔습니다.
피해 확산과 정치적 발걸음
군사적 충돌이 지속되면서 레바논 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헤즈볼라 참전 이후 이스라엘 공습으로 인한 레바논 측 누적 사망자는 2,000명을 넘어섰고, 부상자는 6,400명에 달합니다. 피해자 중에는 여성, 어린이, 의료진 등 민간인도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위기 속에서 정치적 해법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레바논의 나와프 살람 총리는 원래 미국을 방문해 휴전 관철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일정을 연기했습니다. 국내 상황, 특히 헤즈볼라의 강력한 협상 반대 압박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한편, 이스라엘과 레바논 양국은 미국 중재 하에 4월 14일 워싱턴 D.C.에서 직접 대면 협상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상태입니다. 레바논 측은 이 협상에서 헤즈볼라의 무장 해제를 논의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휴전 없는 협상, 가능할까
가장 큰 걸림돌은 휴전 문제입니다. 미국과 이란은 양국 간 직접 충돌을 막기 위한 '2주간의 휴전'에는 합의했지만, 이는 이스라엘-레바논 전선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란은 종전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레바논 전역, 혹은 적어도 수도 베이루트에 대한 휴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레바논 정부와의 협상 테이블에서조차 헤즈볼라와의 휴전을 논의하는 것 자체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런 근본적인 입장 차이로 인해 워싱턴에서 열릴 협상이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협상 시작 의지는 밝혔지만, 헤즈볼라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군사 작전은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공습은 멈추지 않을 것이고, 이는 협상 자체의 신뢰도와 효과성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습니다. 지역 긴장 완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당사자들의 강경한 입장이 좀처럼 흔들리지 않으면서 중동의 평화를 향한 길은 여전히 험난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