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만에 남은 성적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16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했습니다.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39개, 은메달 43개, 동메달 68개로 종합 3위에 올랐습니다. 순위만 보면 3위를 지켰지만, 숫자를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44년 만에 가장 적은 금메달 수입니다.
개최국 일본은 83개의 금메달을 쓸어담았습니다. 중국이 169개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인도와 우즈베키스탄이 나란히 21개를 가져가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지난 2023년 항저우 대회에서 190개였던 총메달 수가 40개나 줄어든 셈이니, 단순한 컨디션 문제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흔들린 전통 효자 종목
가장 뼈아픈 건 효자 종목들의 부진입니다. 양궁은 10개 종목 가운데 3개의 금메달만 가져오는 데 그쳤습니다. 여자 리커브 대표팀은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 없이 대회를 마감했고, 컴파운드에서는 인도가 금메달을 독식했습니다. 수영도 금메달 1개에 머물렀습니다.
투기 종목의 침체도 뚜렷합니다. 복싱은 두 대회 연속 금메달이 없었고, 레슬링은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에 그쳤습니다. 태권도는 품새에서 남녀 동반 우승을 차지했지만, 겨루기에서는 송다빈이 유일하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반대로 유도의 허미미는 여자 57kg급에서 우승하며 체면을 세웠습니다.
빛난 에이스와 신예들
어두운 소식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배드민턴의 안세영은 여자 단식 2연패를 달성하며 최고 선수 반열에 다가섰고, 펜싱의 오상욱은 허리 디스크를 안고도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했습니다. 농구의 이현중은 12년 만의 우승을 이끌며 어머니 성정아 회장과 함께 모자 금메달리스트가 됐습니다.
신예들의 활약도 눈부셨습니다. 체조의 황서현은 평균대에서 정상에 섰고, 스케이트보드 강준이와 테크볼 이준석, 수영 김영범이 나란히 금메달을 추가했습니다. 다만 대회 운영을 둘러싼 잡음은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숙소와 수송, 경기 환경 전반에서 비용 절감의 여파가 드러나며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까지 나왔습니다. 차기 대회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데, 운영 부진 탓에 2031년으로 미뤄질 가능성까지 거론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