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0선 무너진 검은 목요일
2026년 10월 15일 코스피가 7.57% 폭락하며 5,554.22에 마감했습니다. 장중 한때 9.29%까지 밀려 5,500선 아래로 내려갔고, 코스닥도 7.65% 하락한 760.82를 기록했는데요. 이날 오후 12시 23분 코스닥, 12시 38분 코스피에서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며 20분간 매매가 멈췄습니다. 두 시장이 동시에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한 것은 7월 29일 이후 51거래일 만입니다.
외국인은 3조 6,254억원을 순매도하며 8거래일 연속 매도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기관이 1조 6,907억원, 개인이 1조 2,923억원을 순매수하며 맞섰지만 매도 물량을 감당하지 못했죠. 하루 만에 375조원의 시가총액이 사라지면서 코스피 시총은 4,581조원으로 줄었습니다.
반도체에 쏠린 시장의 취약성
이번 급락의 진앙은 반도체 대형주입니다. 삼성전자가 9.48% 하락해 21만원, SK하이닉스가 11.06% 하락해 126만 2천원으로 주저앉았는데요. 두 종목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은 47%에 달합니다. 실제로 6월 22일 7,449조원이던 코스피 시총은 넉 달 새 2,868조원이 증발했고,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라진 몫만 약 1,997조원으로 전체 감소분의 70%를 차지합니다.
배경에는 미국발 악재가 자리합니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7%로 예상치를 웃돌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4.3% 급락했습니다. 여기에 AI 인프라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문까지 겹쳤습니다.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 성장률과 수출, 세수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예금으로 몰리는 자금, 관망하라는 조언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5대 은행 총수신은 14일 기준 2,291조 9,009억원으로 전월 대비 37조 1,540억원 늘었고, 정기예금은 6개월 연속 증가세입니다. 신한은행은 연 4%, 농협은행은 3.9% 금리를 제시하며 예금 유치에 나섰는데요.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2조 2,000억원 줄어 빚투 자금도 회수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성급한 대응보다 관망을 권합니다. 하창완 삼프로TV 대표는 5,720이 첫 지지선이며, 5,500을 회복하지 못하면 5,000~5,200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봤습니다. 다만 서울 아파트값은 88주 연속 상승하며 부동산으로의 자금 쏠림도 이어지고 있어, 증시와 부동산 사이에서 자금의 방향을 두고 시장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