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테이블에 오른 호르무즈 해협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미국과 이란의 첫 종전 협상이 시작됐습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47년 만에 열리는 최고위급 회담인데요, 중동 전쟁 발발 6주 만에 성사된 이번 협상의 가장 큰 쟁점은 단연 호르무즈 해협입니다. 전 세계 석유 수송의 20% 이상이 통과하는 이 좁은 해협은 휴전 합의 이후에도 사실상 봉쇄 상태에 가까웠습니다. 이란이 선별적으로 선박 통과를 허용하면서 배럴당 1달러, 대형 유조선은 최대 200만 달러의 통행료를 부과하겠다고 나선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직전 “호르무즈는 공해”라며 통행료 징수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협상장 인근에는 군경 만 명이 배치되는 등 최고 경계 태세가 이어졌고, 현장을 지켜본 한 시민은 “협상이 성공해 세계 평화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맞선 두 개의 강경 카드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부터 양측은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습니다. 미국 측 협상단을 이끄는 JD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장난칠 경우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재정비’를 언급하며 군사적 옵션을 과시했는데요, 함선에 ‘최고의 무기’를 탑재했다고 밝히며 협상이 결렬될 경우 사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은 제82공수사단 병력 2천 명을 중동에 추가 파견했고, 항공모함 전단도 2주 내 호르무즈 인근에 전개할 계획입니다. 이는 협상을 압박하는 수단이자, 합의가 무산될 경우를 대비한 군사적 준비 태세로 읽힙니다.
반면 이란은 협상에 선행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이란 측 대표인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협상 시작 전 레바논 휴전과 동결된 이란 자산 해제를 요구하며 맞섰죠. 더 근본적으로 이란은 ‘중동 주둔 미군 철수’와 ‘대이란 제재 완전 해제’ 등을 10개 항목의 요구 조건으로 제시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알라가 주신 선물’로 여기는 이란은, 해협 관리 권한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겠다고 공공연히 밝혔습니다. 통행료 부과는 단순한 수입원이 아니라, 국제사회와의 협상에서 실질적인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전략적 발판으로 보입니다.
협상장 밖의 긴장, 그리고 전망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차질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휴전 이후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14척에 불과한데, 이 중 최소 9척은 이란과 연계된 선박으로 분석됩니다. 전쟁 전 하루 평균 140척이 오가던 상황과 비교하면 극히 제한적이죠. 페르시아만에는 약 900척의 화물선이 대기 중이며, 일부 선사들은 기뢰 위험을 우려해 운항을 미루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철수하면 해협이 자연스럽게 열릴 것”이라고 낙관했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 보입니다.
결국 이번 협상의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의 새로운 통행 규칙을 누가 정할 것인가에 달려 있습니다. 미국은 핵무기 금지를 최우선 목표로 내세우며, 정권 교체는 목표가 아니라고 부연했습니다. 이란은 경제 제재 해제와 전후 복구 자금 마련에 집중하고 있죠. 전문가들은 당장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지만, 양측 모두 확전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협상 테이블을 쉽게 엎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휴전을 연장하며 지속적인 협상을 이어갈 가능성도 열려 있는데요, 협상 성패는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는 물론,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안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